외국인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31.12% 추락
이달에만 국내 증시에서 10조 원가량 순매도
치솟는 환율 등 여파… "3분기까지 귀환 어려워"
국내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이 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2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에 더해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거세진 결과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은 이날 31.12%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9년 9월 10일(31.12%)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초 34%를 상회하기도 했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꾸준히 낮아져 31%대로 내려앉게 됐다.
최근들어 외국인의 ‘셀코리아’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4월에만(25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3조9,000억 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코스닥까지 포함하면 순매도 규모는 총 4조9,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외국인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내다 판 금액(약 10조 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최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2년 1개월 만에 1,250원을 돌파했다. 원화 가치의 하락은 환차손을 피하고자 하는 외국인의 순매도를 자극하게 된다. 실제 키움증권이 지난해 이후 원·달러 환율 구간별 외국인 매매 대금을 분석한 결과, 환율이 1,200원을 상회할 때는 순매도 강도가 강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치솟는 금리 역시 외국인의 이탈을 이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과 양적 긴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유동성을 회수할 경우, 한국 등 신흥국의 자본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중반기에 접어들 올해 3분기까지 외국인의 귀환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에 따라 외국인이 귀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 발표를 마친 상장사 54곳 중 실적 전망치를 상회한 비율은 70%에 달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이익 모멘텀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추후 외국인의 수급 여건을 호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