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교단들의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이 ‘2022, 한국교회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전개해 산불로 살 곳을 잃어버린 울진군 이재민에게 주택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한교총은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해 올해 안으로 35채를 먼저 짓고 이후 건축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류영모 한교총 대표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재민 지원 계획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울진군에서는 369가구의 주택이 전소됐다. 정부가 이재민들을 위해서 임시 주택을 제공했지만 이재민이 산불 이전처럼 생활하면서 장기간 머물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한교총은 이재민들의 집터에 철골과 목재를 활용해 방과 화장실, 부엌을 갖춘 39.6㎡ 규모의 주택을 건축할 계획이다. 새로운 주택에는 내진·내화 설계가 적용된다.
한 채당 건축비는 5,000만 원이다. 한교총은 회원 교단 35곳을 통해서 이달 말까지 20억 원을 모금해 건축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14억 원을 모금한 상황이다. 기타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비용은 이재민들이 부담한다. 대상자는 이재민들의 신청을 받아서 결정할 계획이다. 류 대표회장은 “모금과 건축보다 대상자 선정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울진군청과 울진 기독교연합회와 협의하면서 주거용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환경을 감안해 대상자를 공정하게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는 8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이재민마다 형편이 달라서 입주 시기는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 남의 땅에 거주하는 이재민부터 주택을 보유하게 되면 정부의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이재민까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기남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은 “건축에 돌발적인 일이 있어서 정형화된 상황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단계적으로,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교총은 이재민에게 지원을 집중하기 위해서 집을 직접 지어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은 “지원금을 받으면 (이재민이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자녀한테로 전달되는 가슴 아픈 상황도 있다”면서 “건축은 업체가 하니까 어렵지 않지만 실제로 어려운 것은 현장이다. 몇 가구 빠져나가면 마을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이어서 공동체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달로 취임 4개월째를 맞은 류 대표회장은 “'한국 교회는 아직도 한국 사회에 필요한 공동체인가?' 이 질문을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다”면서 “이재민들이 집단 생활을 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아파하는 모습을 봤다. 참새 한 마리에게도 집을 주시는데 하나님께서 집 잃은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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