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고속도로 마을 관통하는데 우리가 바보냐"
"전구간 설치 약속 안 지키면 공사저지 나설 것"
세종~포천 고속도로 10공구 광주시 직동 구간 방음벽 설치를 놓고 주민과 건설회사 간 ‘합의서’ 논란이 한창이다.
건설회사는 “방음벽 설치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주민들은 “당시 주민대표를 포함해 누구도 합의서를 써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방음벽 설치 직동 비상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추진위 소속 주민 120여명은 지난 21일 오후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방문해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며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2016년 고속도로 건설을 앞두고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도공과 한화건설이 방음벽 설치를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일부 구간에만 방음벽 설치를 한다는 것은 주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강력 항의했다.
추진위 남윤걸 위원은 “설명회 당시 직접 방음벽 설치 여부를 문의했고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던 걸 명확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6년 전 일이라 당시 설명자가 도공 쪽인지 한화건설 쪽인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환경영향평가와 도로공사의 심의 결과에 따라서만 방음벽을 설치할 수 있다”면서 “주민들 요구대로 전 구간에 방음벽을 설치하면 공사비만 200억원이 드는데 누가 이런 거액을 일방적으로 약속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과 체결한 합의서가 있지만 사정 상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이에 따라 5월 4일 도공ㆍ한화건설과 다시 만나 합의서 공개를 요구할 방침이다.
추진위는 “고속도로가 마을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데 설명회에서 방음벽을 요구하지 않는 주민이 어디 있겠냐”며 “도공과 한화건설이 주민들과의 약속을 외면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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