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ABC써클 개발한 토양병 진단키트 '진단이'
케마 박사 이끄는 바나나감염병 연구에 투입
업체 측 "바나나 멸종 대응" 공동 연구도 추진
멸종 위기의 바나나를 살리기 위한 다국적 공동 연구에 한국 토종 기업이 개발한 진단키트가 투입됐다.
25일 충북 괴산의 토양병 치료제 연구개발 업체인 ㈜ABC써클(대표 박인서)에 따르면 바나나 감염병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네덜란드 케마 박사가 ABC써클의 진단키트 개발품인 ‘진단이’를 이용해 바나나 파나마병 변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BC써클 측은 케마 박사의 요청에 따라 이달 초 진단이 12세트를 항공편으로 케마 박사 연구팀에 보냈다. 앞서 케마 박사는 “바나나를 고사시키는 파나마병 변종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신속 정확한 진단이가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ABC써클에 전했다. 이와 함께 "바나나 멸종 위기에 함께 대응하자"며 공동 연구도 제안했다.
케마 박사는 이 진단키트를 이용해 중남미, 호주 등 아직 파나마병 초기 단계인 지역에서 감염 토양을 주기적으로 추적하면서 효율적인 방제법과 저항성있는 신품종을 찾고 있다.
이 연구에는 바나나 생산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국적 팀을 구성했다. .
현재 바나나는 파나마병 변종인 TR4로 인해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놓였다. 곰팡이가 유발하는 파나마병은 한 번 걸리면 그대로 말라죽는, 바나나에겐 치명적인 병이다. 1903년 파나마의 바나나 농장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세계적으로 바나나 주종을 이루던 ‘그로 미셸’ 품종이 이 병으로 집단 폐사해버렸다. 1960년대 이후 파나마병에 견디는 ‘캐번디시’ 품종이 새로 개발됐으나, 이것 역시 변종 파나마병인 TR4의 출현으로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TR4는 현재 중국 인도 중동 아프리카로 급속히 번지며 바나나 멸종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이 감염병은 안타깝게도 현재 치료법도 없고 예방법도 없다. 전염이 확산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ABC써클이 개발한 진단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식물병을 진단 해내는 기기다. 임신 진단키트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처럼, 기기에 줄이 나타나 는 것으로 병을 판별한다. 뿌리 부근의 흙을 소량 채취해 시약에 넣어 유기물을 분리한 뒤 진단기에 넣으면 10분 안에 감염병 여부를 알려준다.
이렇게 편리한 진단이를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튜브 등으로 제품을 접한 외국의 농장주와 농민들의 주문의 쇄도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이란 등 아시아를 넘어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등 전 세계로 제품이 나간다.
㈜ABC써클은 2015년 괴산 대제산업단지에 연구소와 생산 설비를 갖추고 토양 전염병과 식물바이러스 진단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5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해 3월 진단이를 개발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진천군에 제 2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박인서 대표는 “먼저 토양의 병원균을 간단한 방법으로 확인하면 그만큼 빠르게 감염병에 대비할수 있다”며 “향후 케미 박사팀과 변종 TR4에 대한 공동 연구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