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0대 여성 살해 혐의 40대 남성 체포
두달 전 어머니 숨지며 임대아파트 퇴거 앞둬
"이사비 구하려 안면 있던 이웃에 범행" 진술
이달 21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아파트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로 지목된 40대 남성 A씨가 25일 검거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사 비용을 마련하려 옆집에 살던 피해자 집에 침입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5일 오전 1시쯤 경기 부천시 모텔에서 A씨를 살인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부검의 소견, 폐쇄회로(CC)TV, 주민 진술, 현장 지문 등으로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도주 동선을 추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 B씨를 살해한 동기로 "거주하던 임대아파트를 비워줘야 해 이사 비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평소 이웃으로 안면이 있던 B씨가 많은 돈을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집에 침입했다"고 진술했다.
주민 등에 따르면 A씨는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 권리자였던 어머니가 지난 2월 숨지면서 퇴거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과 오후에 B씨를 포함한 입주민들과 아파트 상가 주변 공터에서 음식을 나눠먹었고 이후 종적을 감췄다. 경찰과 소방은 사건 다음 날인 22일 오후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웃 주민과 단지 내 복지관 직원의 신고를 받고 B씨 자택에 출동해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 지문, DNA 분석 등으로 A씨 혐의를 입증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금전 등 피해품 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B씨는 홀로 세 딸을 키웠으며 자녀들이 독립한 후로는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으며 혼자 살아왔다. 같은 동에 거주하는 주민은 "명절 때마다 딸들이 사위, 손주들과 함께 찾아오는 것을 봤다"며 "딸들이 용돈을 주고 갔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씨는 평소 폐지 수집 등 경제 활동을 착실히 했다고 한다. 신고가 이뤄진 경위도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단지 내 마트 앞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B씨가 보이지 않는 점을 마트 주인,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이상하게 여겼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B씨가 돈을 열심히 모으고 아끼는 편이라 주변에 '집안에 현금이 많을 것'이란 이야기도 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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