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이하 대표단)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서를 들고 24일 방일했다. 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친서에 한일 관계에 대한 의지가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일본 지바현 나리타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한 정 부의장은 기자들에게 친서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와 기대, 일본의 긍정적 호응에 대한 기대, 이런 의미가 담긴 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기시다 총리를 초청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취임식 참석자는 각국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사항을 통보받은 바 없지만 세계 어느 국가 정상이라도 참석 의사를 보내주시면 최선의 예우를 갖춰서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27일 기시다 총리와 대표단의 면담이 이뤄질지에 대해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또한 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한국이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정 부의장은 “최근 한일 간 당면 현안에 대해 교섭하거나 협상권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표단이 방일한 일차적 목적은 “당선인의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비전, 의지, 의중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구체적 해결 방안을 협상하러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미중 대결 심화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비춰볼 때 한일 간 협력, 한미일 간 전통적인 유기적 협력 체계의 복원과 정상화는 매우 긴요하다”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의미 있는 방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단은 이날 오후 고 이수현 의인의 추모비가 있는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역을 찾아 헌화했다. 2001년 일본 유학 중 철로에서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이씨는 한일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대표단은 이어 25일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과의 만찬 등을 포함해 일본 정부와 정계, 재계, 언론계, 학계 인사 등을 두루 만난다.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 부의장이 밝혔듯 일본 측의 최종 확답은 이날 오후까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고, 이례적으로 미국 다음으로 대표단을 일본에 파견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드러낸 만큼 기시다 총리가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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