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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논란

입력
2022.04.24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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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1일(현지시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선 재정준칙을 반드시 입법화해 도입하라”는 주문을 했다는 뉴스에 댓글창이 야유로 들끓는 모습이다. 기조는 대체로 “지들은 실컷 써놓고 빚은 차기 정부가 갚으라는 거냐”는 냉소다. 홍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도 재정준칙 도입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라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여론은 수긍할 기세가 아니다.

▦ 사실 정부는 홍 부총리 재임 2년 만인 2020년 12월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긴 냈다. 골자는 국가채무비율을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마이너스 3% 이내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다만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도록(and) 하면 너무 엄격하고, 둘 중 하나만 지키도록(or) 하면 다소 느슨하다며, ‘(국가채무비율/60%)(통합재정수지 비율/마이너스 3%)≤1.0’으로 만든 ‘한국형 한도 계산식’을 만든 게 특징이다.

▦ 한국형 산식은 재정준칙을 시행하되, 한 지표가 기준치를 초과해도 다른 지표가 기준치를 밑돌아 산식의 답이 1 이하가 나오는 정도까지는 재정관리의 유연성을 허용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첫째,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행시기를 2025년부터로 잡은 건 애초부터 생색은 현 정부가 내고, 설거지는 차기 정부가 하라는 셈이어서 재정준칙 추진의 진심에 의심을 샀다.

▦ 더 심각한 문제점은 GDP 대비 비중으로 따지는 재정건전성 평가변수를 ‘국가채무’로 잡은 것이다. 국가부채는 포괄범위가 가장 협소한 국가채무(D1)부터, 중간인 일반정부부채(D2), 가장 넓은 공공부문부채(D3) 등으로 분류 평가된다. 그중 국제기준으로서 국가 간 비교 등에 주로 쓰이는 건 D2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가 지금도 D2 대신 채무액이 가장 적을 수밖에 없는 D1, 곧 국가채무를 애써 앞세워 ‘나랏빚’ 평가에 혼선을 부르려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

장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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