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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황우석, 대통령상·3억 상금 취소 안 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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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황우석, 대통령상·3억 상금 취소 안 돼" 왜?

입력
2022.04.24 14:20
수정
2022.04.24 14:27
0 0

정부, 배아줄기세포 연구 황우석에 대통령상 수여
이후 줄기세포 연구 거짓으로 드러나... 수상 취소
황우석 손 들어준 법원 "의견 제출 기회 없었다"


논문 조작 사건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황우석 교수가 2006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김주성 기자

논문 조작 사건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황우석 교수가 2006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김주성 기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2004년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받은 대통령상을 취소해선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연구가 거짓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정부가 대통령상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황 전 교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최근 황 전 교수가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표창 취소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황 전 교수는 2004년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추출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업적으로 대통령상인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과 상금 3억 원을 받았다. 황 전 교수는 이 연구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의 희망으로 떠올라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2005년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이 주최한 박사님 방에 꽃 한 송이 갖다 놓기 행사에 난자 기증 의사를 밝힌 200여 명의 여성들이 참석해 박사의 연구실에 꽃을 놓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5년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이 주최한 박사님 방에 꽃 한 송이 갖다 놓기 행사에 난자 기증 의사를 밝힌 200여 명의 여성들이 참석해 박사의 연구실에 꽃을 놓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러나 황 전 교수의 업적은 사기극이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난자를 제공했던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폭로와 MBC 'PD수첩' 등의 취재로 이듬해 논문 조작이 밝혀졌고 황 전 교수는 2006년 4월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정부는 2006년 황 전 교수의 '최고 과학자 지위'를 철회한 데 이어 2020년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까지 취소했다.

황 전 교수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수상을 취소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상금은 사비를 더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전액 기부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이 2005년 황우석 당시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이 2005년 황우석 당시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법원은 황 전 교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취소 결정은 황 전 교수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이므로 황 전 교수에게 사전에 통지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줘야 하지만, 그와 같은 기회를 주거나 통지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상금 환수에 대해서도 "황 전 교수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표창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표창이 유지되는 경우 무자격자인 황 전 교수에게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이라는 명예가 주어지는 것으로 상훈의 영예가 땅에 떨어진다"며 "황 전 교수가 수상 당시 (조작을 알고 있었음에도) 침묵했기 때문에 귀책사유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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