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액 2년 새 40조 원 감소
코로나19·DLF사태 등 영향으로 투자 유인 잃어
설상가상 지난해 홍콩H지수도 급락
올해도 발행액 증가는 불투명
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액이 2년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접 투자 수요가 커진 데다, 지난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파생결합증권의 인기가 시들해진 원인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ELS와 DLS 발행액은 89조2,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2조1,000억 원 감소했다. 2019년 129조 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발행액이 2년 사이 40조 원 가까이 쪼그라든 것이다.
ELS(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증권)와 DLS(금리·원자재·환율 등과 연계하는 증권)는 특정기준을 충족하면 수익을 얻는 반면 해당 지수 또는 종목이 원금손실 발생 기준선(knock in·녹인 배리어)에 진입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통상 기초자산 가격이 40~50% 급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추구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꾸준히 수요가 증가했던 상품이다. 2016년 78조5,000억 원 수준이었던 발행액은 △2017년 111조6,000억 원 △2018년 115조9,000억 원 △2019년 129조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상반기 주가 하락에 따라 조기상환이 급감했고, 하반기 글로벌 증시 호황으로 개인의 직접투자가 늘면서 재투자 유인이 줄었다. 이에 따라 2020년 ELS 발행액은 69조 원으로 전년 대비 30조9,000억 원이나 감소했다. DLS 발행액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6조8,000억 원 줄어든 22조3,000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ELS발행액(72조2,000억 원)이 소폭 증가했지만,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주요 기초지수인 홍콩H지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2월 17일 연중 최고점인 1만2,229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연말 8,23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DLS 발행액 역시 DLF 사태 후유증이 이어져 전년 대비 5조3,000억 원이나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파생결합증권 시장 상황은 크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는 종목과 지수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주가가 20일(현지시간) 35%나 폭락했다. 연초부터 따지면 62.5% 급락한 것으로,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최근 3년간 발행액 2,032억5,000만 원)가 ‘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H지수 약세가 이어지는 등 기초지수가 불안정해 올해에도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을 크게 늘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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