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제작발표회
연상호 작가 "어두운 면 보듬는 작품 되길"
칸 초청된 초자연 스릴러...29일 6화 전편 공개
어두운 하늘에 검은 비가 내린다. 어디선가 까마귀 떼가 나타난다. 가상의 공간인 진양군에 일어나는 괴이한 일들은 원귀가 들러붙은 불상인 '귀불'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귀불은 눈을 통해 마을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속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독특한 세계관으로 국내외 대중을 사로잡은 '1,000만 감독' 연상호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로 돌아왔다. 초자연 스릴러 '괴이'에서 극본을 맡은 그는 22일 열린 비대면 제작발표회에서 "비일상적인 사건 속에서 우리 마음 속에 감춰뒀던 어둠이 드러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분노, 죄책감 등 누구나 다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면을 돌아보면서 서로 (아픔을) 보듬어주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괴이'는 귀불을 둘러싼 사건을 좇는 마을 사람들과 혼돈 속에서 드러나는 불신, 상처를 담았다. 연상호가 밝힌 '괴이'는 스릴러이자 멜로다. 그는 "끔찍한 걸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아서 부부애가 담긴 멜로물을 쓰려고 했다"며 "극복할 수 없는 사랑을 설정하고 심심해서 까마귀 같은 오컬트적인 요소를 넣다 보니 전작과 큰 차이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멜로다. 괴이한 멜로"라며 웃었다.
연상호의 세계관은 '괴이'에서도 이어진다. 그간 연상호는 영화 '부산행', 드라마 '지옥' 등을 통해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왔다. 전작들을 연출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무속이나 요괴를 접하게 됐다는 그는 '괴이'에서 눈을 보면 현혹되는 저주 받은 불상, 귀불을 소재로 이야기를 펼친다. 귀불은 실제로 조선시대 설화집 '어우야담'에 기록된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다. 귀불이라는 존재는 전작인 드라마 '방법'에서 한 차례 등장한 바 있다. 또한 사건이 펼쳐지는 배경인 진양군은 그에게 익숙한 장소다. 그는 "진양은 '부산행'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처음 나왔던 곳"이라며 "불길한 일이 일어나는 공간을 진양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괴이'는 연상호 작가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쓴 류용재 작가의 공동 집필로 만들어졌다.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 감독은 "(작품 속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 마을에 닥치는 재난을 맞닥뜨리는 인물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난이 결국은 회복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고통과 상처를 복원해 나가는 과정을 연출하는 데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앞서 '괴이'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지난 5일 행사에 참석한 장 감독은 "지난 몇 년 간 한국 작품들이 각광 받았던 선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 자체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구교환, 신현빈, 김지영, 곽동연 등 믿고 보는 배우들도 다수 출연하는 '괴이'는 오는 29일 오후 4시 티빙에서 전편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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