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마치는 청소년 자립 돕는 센터
생활실·체험실 갖춰... 2년까지 거주 가능
요리·재테크·운전 등 생활의 기술도 전수
부모의 죽음, 가출, 방임, 경제적 무능력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아동들이 보육원 등 양육시설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이들이 보육원에서도 평생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 18세가 되면 보호기간이 종료되어 스스로 시설을 나서 자립해야 한다.
운 좋게 후원자를 만나거나 단숨에 취업을 하지 않는 이상, 가족도 친척도 없는 이 '초보 성인'들이 열여덟 나이에 혼자 힘으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선배들에게 휩쓸려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18세에 보육원 문을 나서 혈혈단신으로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도울 ‘희망디딤돌 센터’가 21일 경북 구미시에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강성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와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센터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낸 45억원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설립됐다. 시범운영 단계를 거친 후 내년부터는 경북도가 책임지고 운영하게 된다. 이 센터는 △1인 1실의 생활실 25개 △체험실 5개 △회의실 △사무공간 등을 갖추고 있으며, 18~25세 자립준비 청년들이 최장 2년까지 머물 수 있다.
이 센터는 하드웨어(머물 공간)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인생살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노하우)도 제공한다. 전문가들이 센터에 상주하며 취업, 생활정보, 재무관리 등 홀로서기에 필요한 것들을 보호 종료 청년들에게 알려 준다. 요리, 청소 등 기본적인 가사에 필요한 기술부터, 전월세계약이나 운전면허 취득 등 사회 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것들을 익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이 센터에서는 만 18세 미만이면서 곧 보호 종료를 앞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적성 찾기나 진로 교육 등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경북도가 운영을 맡지만, 삼성 임직원들도 청년들의 멘토가 되어 이들의 자립을 응원하기로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은 1,600여 명으로, 해마다 170여 명이 보호종료로 시설에서 나와 홀로 자립해야 한다. 이처럼 보호가 종료되는 청소년은 전국적으로 매년 2,4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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