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테니스 세계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윔블던 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제 삼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선수, 테니스 선수, 운동선수들은 전쟁과 무관하다"며 "미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윔블던 대회를 개최하는 AELTC(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부당하고 전례 없는 군사 공격 환경 속에서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들이 윔블던 대회에 참가해 러시아 정권이 어떠한 이익이라도 얻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깊이 유감이지만 2022년 윔블던 대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AELTC는 "영향을 받는 개인에게는 힘든 일임을 알고 있다. 러시아 지도자들의 행동으로 그들이 고통받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최대한 강력한 수단을 통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정부, 산업, 스포츠 분야의 광범위한 노력 속에서 맡은 역할을 하는 게 우리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결정으로 메드베데프와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4위) 등 남녀 스타 선수들은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리는 윔블던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일부 선수들과 테니스협회는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조국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리고 있는 세르비아 오픈에 출전 중인 조코비치는 전쟁에는 반대하지만 선수들의 출전을 막은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어린시절 유고 내전을 겪은 그는 "나는 늘 전쟁을 규탄한다. 전쟁을 경험한 나는 결코 전쟁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깊은 정서적 외상을 남기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정치가 스포츠를 방해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며 "나는 윔블던의 결정을 지지할 수 없다. 그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남자프로테니스(ATP)도 비판에 가세했다. ATP는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들도 자국 명칭이나 깃발을 사용하지 않으면 각종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ATP는 "국적에 기반한 차별은 남자프로테니스 랭킹에만 근거해 선수 출전을 결정하도록 한 우리와 윔블던의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윔블던의 일방적 결정은 불공정하고 해로운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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