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도 위의 붉은 선'
설마 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세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판을 비판하며 그 원인을 분석하기 바쁘다. 그중에는 과거의 영광, 거대했던 소련연방의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푸틴의 욕망을 지적하는 분석도 있다. '축소된 영토'에 대한 불만이 푸틴의 러시아에는 주요한 동인이라서다.
특파원으로 전 세계를 누볐던 이탈리아 작가 페데리코 람피니는 저서 '지도 위의 붉은 선'에서 지도를 바탕으로 한 국제사회 현황 분석을 제시한다. '러시아는 결코 지나치게 크지 않다'는 제목의 4장에서 보여준 소련연방과 현재 러시아 영토를 비교한 붉은 선 지도를 보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출발점도 이해할 수 있다. 람피니는 "우리의 현주소와 운명을 알기 위해 지도를 판독할 줄 알아야 한다"며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나타내는 지도 위의 수많은 '붉은 선'에 주목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미국이 제국으로서 누리는 권력을 지도로 분석하는 동시에 그 제국이 현재 몰락하는 신호 역시 지도를 통해 찾아낸다. 전 세계 미국의 주요 해군기지를 나타낸 지도가 방대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 등을 입증하는 전자의 증거이고, 분열된 사회상을 고스란히 담은 2016년 대선 지도는 후자와 연결된다. 그 외에도 인터넷 보급률 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지리학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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