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옵션제로 분양가 거품 빼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돌파
1,000억 규모 사재 출연으로 워크아웃 극복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9세.
고인은 1952년 경기 김포시에서 태어나 40여 년간 주택건설업에 종사했다. 1980년 상신전기건설공사를 설립했고 이듬해 동문건설 전신인 석우주택을 세워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1984년 사명을 동문건설로 바꾸고 올해까지 41년 동안 회장직을 유지했다. 동문건설이란 사명에는 '동쪽으로 문을 내야 남향집을 지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고인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마이너스 옵션제'를 처음 도입해 위기를 극복했다. 마이너스 옵션제는 사업 시행자가 신축 아파트 골조 공사, 미장 마감 공사만 하고 실내 마감 공사는 입주자가 직접 선택해 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입주자가 마이너스 옵션제를 택하면 분양가는 기본형 마감재 금액만큼 낮아진다.
동문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건설경기 부진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에 고인은 1,000억 원에 가까운 사재를 출연해 위기를 돌파했다. 동문건설은 2019년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첫 건설사가 됐다.
동문건설은 2000년 '동문 굿모닝힐'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맞춰 고급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론칭했다.
고인은 2016년 주택협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건설업 발전을 위해서도 활동했다. 유족은 부인 박옥분씨와 아들 우선(맥킨지앤컴퍼니 파트너)씨, 딸 주선(동문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씨, 며느리 김소연(경희대 국제학과 교수)씨 등이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2일 오전 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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