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섬유철근 주원료 페트병으로 생산
2027년까지 20만 톤 규모 생산능력 확보
"20만 톤 생산 시 약 3억개 페트병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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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생산하는 녹슬지 않는 케이에코바(왼쪽)와 물에 담그면 녹이 스는 일반철근.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가 세계 최초로 페트병을 원재료로 활용한 '유리섬유철근' 생산에 나선다. 유리섬유철근은 이름 그대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으로 만든 철근 대체물이다. SK에코플랜트는 유리섬유철근 생산에 필요한 주원료 중 하나를 페트병에서 뽑아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유리섬유철근 전문기업인 케이씨엠티(KCMT), 친환경 신소재 기술기업 카본화이버앤영과 손잡고 페트병을 활용한 유리섬유철근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향후 생산할 제품명은 가칭 '케이에코바(KEco-bar)'다.
건축물 뼈대를 이루는 철근은 '고철(철스크랩)'을 녹여 만들지만, 유리섬유철근은 유리섬유를 꼬아 철근 형태로 만든 것이다. 주원료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75%)과 유리섬유의 배열을 유지시켜 전체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함침제(25%)다. 현재 함침제는 중국과 러시아산이 주를 이루는데, SK에코플랜트를 포함한 3사는 이번에 페트병을 재활용해 함침제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공동 특허 출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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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섬유철근은 유리섬유를 꼬아 철근 형태로 만든 것이다. 관련 영상 캡처
철근과 달리 고철과 석회석을 사용하지 않는 유리섬유철근은 탄소배출량도 50% 이상 적어 친환경적이다. 성능도 뛰어나다. 내부식성이 강해 철근처럼 녹이 슬지 않고, 강도는 철근보다 배 이상 높다. 그런데도 무게는 철근의 4분의 1 수준이다.
1990년대 미국, 독일 등에서 사용되기 시작해 지금은 전 산업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탄소감축 정책에 적극적인 중국은 최근 유리섬유철근 최대 생산국가로 떠올랐다. 다만 그간 국내엔 고품질의 유리섬유철근 생산업체가 없고, 철근에 비해 단가도 높아 해외에서 수입된 제품이 일부 특수 공정에 사용될 뿐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전 공정 자동화를 통해 기존 철근 수준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자신한다. 우선 80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4년까지 연 4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추가 투자로 2027년엔 연 20만 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0만 톤의 케이에코바를 생산하면 약 3억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게 SK에코플랜트의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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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 페트병으로 만든 다양한 색깔의 케이에코바. SK에코플랜트 제공
조정식 SK에코플랜트 에코솔루션 BU대표는 "케이에코바는 건설자재 특성상 투명 페트병뿐 아니라 유색 페트병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 자원순환율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최근 건설 원자재 시장에 닥친 위기를 혁신적인 친환경 소재 개발을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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