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 전역 48시간 파업 돌입 영향
물가 상승률 7% 육박…관광객 1,000여 명 발 묶여
페루 쿠스코시에서 급격한 물가 상승에 반발하는 시위가 일어나 세계적 관광지 마추픽추를 잇는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시 전체는 파업에 돌입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열차를 운행하는 페루레일과 잉카레일은 전날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쿠스코 지역 노동자와 농민 등이 물가 상승에 항의하며 48시간 파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도로를 차단했다. 페루레일은 19일 밤부터 열차 운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공중도시'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선 보통 쿠스코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인근 도시 아과스칼리엔테스까지 이동한 후, 그곳에서 다시 전용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일부 구간을 걸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체력과 시간 소모가 커 관광객 대부분이 열차와 버스를 이용한다.
주요 교통수단인 기차가 끊기면서 1,000명 넘는 관광객이 마추픽추에 발이 묶였다고 현지 매체 라레퍼블리카는 밝혔다. 18~19일 쿠스코 방문을 취소했거나, 도시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투어에 차질이 생긴 관광객은 1만7,200여 명에 달한다. 쿠스코관광청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1억 솔(약 33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페루에선 지난달부터 가파른 물가 상승에 반발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수도, 전기, 가스요금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달 페루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82%에 달했다. 199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밀가루와 달걀 등 필수 식료품에 소비세를 세 달간 면제하고 유류세를 낮추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뚜렷한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페루 정부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협상단 구성을 약속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쿠스코를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파업을 48시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