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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낙상 70대 환자 응급처치한 간호사… "마땅히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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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낙상 70대 환자 응급처치한 간호사… "마땅히 해야 할 일"

입력
2022.04.1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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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서울병원 수술실에 근무하는 박은지 간호사

순천향대 서울병원 수술실에 근무하는 박은지 간호사

한 간호사가 지하철 계단에서 쓰러진 70대 환자를 발견해 신속히 응급처치를 하고 119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차분히 돌봐 위기를 넘기도록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수술실에 근무하는 박은지 간호사는 지난 15일 오후 6시께 친구와 약속이 있어 용산역을 찾았다가 70대 남성이 계단에서 낙상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다른 시민들은 119에 신고를 하고 있었다.

박 간호사는 이를 보고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하다고 여겨 쓰러진 70대 환자에게 달려갔다. 환자는 머리는 물론 입과 코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고, 호흡도 불안정했다.

이에 박 간호사는 우선 환자의 기도를 확보한 후 맥박을 체크해 환자 의식을 확인했다. 그는 옷에 피가 묻는 것도 개의치 않은 채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어깨를 두드리면서 주변 사람들에 자동심장충격기(제세동기)를 준비해달라고도 요청했다.

박 간호사는 119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환자를 돌봐야 할 것으로 판단해 현장을 지켰다. 그는 잠시 후 도착한 대원에게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까지 지켜본 뒤에야 자리를 떴다.

박 간호사는 약속 시간도 늦어졌고 외투에도 피가 많이 묻었지만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환자를 돌보면서 현장을 끝까지 지켰다.

박 간호사는 “간호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고, 주변 시민들이 너무 잘 도와 주셨다”며 “어머니를 따라 간호사의 길을 가고 있는데, 우연찮게 좋은 일을 하게 돼서 뿌듯하고, 환자분이 건강하게 일상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미담은 용산역에서 직접 현장을 목격하고 응급 상황을 도운 정수환 역무원이 순천향대 서울병원 홈페이지에 ‘순천향대 박은지 간호사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칭찬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정 역무원은 이 글에서 “박 간호사가 없었더라면 119를 부르고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제가 뭘 할 수 있었을까요. ‘기도를 확보하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을지 의식을 잃지 않도록 다리를 계속 주무르며 손을 대도 되는 건지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간호사님 덕분에 골든 타임에 응급 조치를 할 수 있는 걸 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 간호사는 자신의 코트에 피 묻는 것도 개의치 않고, 약속 시간도 뒤로한 채 현장을 든든하게 지켜 주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간호사와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글을 마쳤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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