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전망, 한국 성장률 2.5%·물가 4.0%
정부 전망치 수정 불가피… 추경에도 영향
유럽 성장률 줄하향… 신흥국 물가 '8.7%'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대폭 내렸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1%에서 4.0%로 높여 잡았다. 미국 등 전 세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크게 떨어졌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갈수록 고조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부작용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당장 다음 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성장률 저하 속 물가 상승'이라는 최악의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피할 수 없는 전쟁 영향… 한국 성장률 2.5%·물가 4.0%
IMF는 19일 공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발표한 3.0%보다 0.5%포인트 낮은 2.5%로 수정했다. 반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9%포인트 높인 4.0%를 제시했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마이너스 성장(-0.9%)을 했지만, 지난해 4%대 성장을 이뤄내며 다른 선진국 대비 위기를 빠르게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에 공급망 훼손과 물가 상승 압력을 더 높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자,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다만 정부는 한국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수정 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 성장률 하향 폭은 주요 선진국(3.9%→3.3%)보다 덜한 수준이다. 선진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5.7%로 한국보다 높았다.

주요 국가 올해 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
출범 앞둔 윤석열 정부에도 악재
IMF의 수정 전망치 제시로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 발등에도 불이 떨어지게 됐다. 정부 출범 후 공개할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도 ‘2%대 성장률, 4%대 물가’를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 중인 새 정부로서는 이에 따른 물가 자극 가능성도 더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IMF가 제시한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전망치(3.1%)는 물론 한국은행(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0%) 전망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낮다. 새 정부 역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2%대 성장률 전망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물가 상황도 심상치 않다. 올해 1분기 물가상승률이 3.8%였는데, IMF의 예측대로라면 남은 기간 물가는 이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상승한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대외 변수에다 최근 임금 상승률까지 높아지면서 한국도 고물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물가를 잡을 것인지, 경기를 부양할 것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EPA 연합뉴스
세계 성장률도 대폭 조정… 유럽 일제히 하향
세계 경제 전망은 한국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4.4%에서 3.6%로 0.8%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1월 발표한 것보다 0.6%포인트 낮춘 3.3%, 신흥국 성장률은 이보다 더 큰 폭인 1.0%포인트 낮춘 3.8%로 내다봤다. 선진국 물가는 5.7%(직전 전망치 3.9%), 신흥국 물가는 8.7%(직전 전망치 5.9%)로 크게 높였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유럽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유럽연합(EU)의 성장률 전망치는 1월 전망치 대비 1.1%포인트 낮춘 2.8%로 내다봤고, 특히 독일(-1.7%포인트), 이탈리아(-1.5%포인트) 성장률을 더 크게 낮췄다. EU 회원국의 물가 전망치는 5.5%,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를 포함한 유럽 전역의 물가는 12.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IMF 경제자문은 “세계 경제가 팬데믹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전쟁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많은 나라에서 분명한 ‘현재’의 위협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은행도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18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중국의 셧다운은 세계 성장률을 훨씬 더 낮출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1%에서 3.2%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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