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서 미계약 속출
고분양가 소형 면적 실수요자 외면
"시장 침체 때 옥석 가리기 뚜렷해져"
서울에서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4배가량 급증했다. 미분양 물량 대부분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소형 면적에서 나왔다. 이런 주택들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 받았지만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수요자에게 외면 당하는 분위기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미분양 주택은 180가구로 집계됐다. 2월의 47가구보다 133가구 늘었다. 서울에서 미분양 물량이 세 자릿수로 늘어난 건 2020년 2월(112가구)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2019년 9월 207가구를 기점으로 꾸준히 줄어 2020년 3월부터 24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지난해 1월 49가구까지 줄었던 미분양은 2월에 88가구로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에는 47가구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면적별 미분양 주택은 전용 40~60㎡ 이하 116가구, 40㎡ 이하 62가구, 60~85㎡ 2가구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이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에서 133가구, 경지건설이 강동구 길동에 분양한 오피스텔 '경지아리움'에서 32가구 등이다.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증가는 최근 서울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216가구 중 198가구가 미분양돼 지난 1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 소규모 단지에 고분양가 논란이 있어 대규모 미계약이 발생했다는 게 분양업계의 분석이다. 이 단지의 전용 59㎡ 분양가는 최고 9억2,490만 원이다.
이밖에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해당 지역에서 첫 '자이' 브랜드였지만 고분양가 논란 속에 미계약 물량 18가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 7일 청약을 마감한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도 일부 주택형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해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최근 아파트 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요자의 옥석 가리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나홀로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고 면적도 작아 지금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는 수요자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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