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를 지향하는 마세라티는 최근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시간’을 만들고 있다.
브랜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한 MC20는 물론이고, 새롭게 데뷔할 ‘그리칼레’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잘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부분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포뮬러 E 월드챔피언십’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기존 포트폴리오의 트림 라인 역시 GT(하이브리드)와 모데나, 모데나 S로 새롭게 개편해 브랜드 활동 전반의 영역을 다듬은 모습니다.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마세라티의 현재를 마주하다
마세라티 브랜드의 대대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마세라티의 현재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존재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를 마주하게 되었다.
기존 V6 엔진을 탑재한 기블리를 대체하며, 마세라티가 그리는 전동화 시대의 미딤돌인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도심의 도로와 고속도로, 굽이치는 교외의 여러 도로를 무대로 자신의 가치와 매력을 입증하게 되었다.
과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유려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다
마세라티의 전동화를 알리는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기블리’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차량이다. 덕분에 4,970mm의 전장 등 외형적인 수치, 그리고 디자인 등에서도 공통된 모습이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의 전면은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으레 사용하는 ‘연출 방식’인 엠블럼 주변의 푸른색을 배치하지 않았다. 대신 마세라티 고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프론트 그릴과 날렵하게 다듬어진 바디킷, 그리고 특유의 유려한 보닛 라인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대신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프론트 펜더의 디테일과 휠 스포크 사이로 보이는 푸른색 디테일이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드러내고, C 필러의 엠블럼 역시 푸른색 디테일이 더해졌다.
새로운 디테일이 상당한 편이지만 ‘기블리의 틀’을 깨지 않는다. 기블리 특유의 곡선 중심의 차체와 날렵한 루프 라인, 그리고 볼륨이 도드라지는 펜더 등은 여전히 ‘기블리 고유의 매력’을 선명히 드러낸다.
후면에는 곡선과 풍부한 볼륨감이 돋보이는 고유의 바디킷과 트렁크 게이트를 더하고 마세라티의 레터링을 새겨 차량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클리어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인상적이다.
고요하게 드러난 하이브리드의 감성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의 실내 공간은 외형과 같이 ‘소소한 변화’를 통해 차별화를 제시한다.
도어를 열고 공간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공간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그리고 센터 터널 등은 물론 소재나 연출 등에 있어서도 ‘비슷한 결’을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신 하이브리드 사양의 매력을 제시하듯 새로운 계기판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디스플레이가 마련됐고 대시보드, 시트 등 실내 곳곳에 푸른색 스티치를 새롭게 더해 ‘친환경 모델’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새로운 계기판은 완성도도 우수할 뿐 아니라 ‘크라이슬러’의 이미지를 탈피해 만족감을 높인다. 더불어 개선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과의 우수한 연계, 그리고 그래픽 및 기능의 개선을 통해 더욱 높은 가치를 선사한다. 특히 UX의 만족감이 상당하다.
옵션 및 선택에 따라 하만카돈의 사운드 시스템과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택할 수 있는데 후자의 만족감이 더욱 높다.
체격에 있어 기존 기블리와 다름이 없기에 실내 공간의 구성 역시 동일하다. 1열 공간은 그 동안의 기블리가 보여줬던 것처럼 충분히 만족스럽다. 기블리 자체가 워낙 긴 전장, 그리고 긴 휠베이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2열 공간 역시 기본적인 구성이나 연출은 우수하지만 ‘공간’은 내심 아쉽다. 실제 절대적인 공간에 있어 레그룸이 꽤나 좁게 느껴진다. 게다가 헤드룸 역시 날렵한 루프 라인으로 인해 2열 탑승자가 느끼는 ‘여유’가 크지 않은 점은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2열 공간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곧바로 적재 공간이 이를 달랜다. 실제 트렁크 공간은 상당히 넉넉한 편이라 일상에서의 ‘필요 이상’의 여유를 제시한다. 이와 함께 공간 자체의 구성 역시 상당히 깔끔히 구성되어 있어 그 활용성이 우수한 모습이다.
V6 파워트레인을 대체하는 새로운 심장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기존의 V6 가솔린 엔진이 내는 퍼포먼스를 대체하고, V6 디젤 사양 이상의 효율성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려한 보닛 아래에 자리한 48볼트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4기통 2.0L 엔진을 기반으로 하며, 330마력과 45.9kg.m의 토크를 그려낸다. 여기에 기존의 마세라티의 ‘전형적인 구성’인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조합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정지 상태에서 단 5.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 역시 255km/h에 이르며 우수한 성능과 효율성의 공존을 이뤄낸다. 실제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국내 공인 기준 8.9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
능숙함과 쾌적함,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
서울에서 안동을 오가며 마주한 주행 무대는 말 그대로 다채로웠다. 서울의 도심을 지나기도 했고, 탁 트인 고속도로, 그리고 지방의 산길 등, 오프로드 코스를 제외하고 ‘자동차가 경험할 모든 주행 환경’이었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하더라도 마세라티는 마세라티, 시동부터 꽤나 대담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더불어 스포티한 감각을 제시하는 공간과 쾌적한 주행 시야 등은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매끄럽게 전개되는 330마력과 45.9kg.m의 토크는 말 그대로 어떤 무대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제원 상 발진 가속 성능도 우수할 뿐 아니라 주행 전반의 매력이 돋보인다.
게다가 4기통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RPM을 급작스럽게 끌어 올릴 때에도 매끄럽고, 기민한 질감을 제시해 만족감을 높인다. 덕분에 전동화 시대에서도 마세라티는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다만 아쉬움은 ‘사운드’가 여전히 빈약하다는 점이다. 나름대로 멋을 냈지만, RPM을 끌어 올리고 즐겁게 달리기엔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새로운 엔진에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지금까지의 마세라티의 8단 자동 변속기와 동일한 모습, 가치를 제시한다. 주행 전반에 걸쳐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주행을 뒷받침한다.
일상은 물론 스포티한 드라이빙 모두 능숙히 대응할 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 시프트 역시 그 마감이나 사용 질감에 있어 우수한 가치를 제공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살린다.
차량의 움직임은 ‘포장도로’ 위라고 한다면 한결 같은 모습으로 운전자에게 신뢰도를 높인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점은 이전의 기블리에 비해 차량의 전체적인 조향이나 조향 반응, 그리고 차체의 움직임 등이 전체적으로 가벼워졌다는 느낌이다. 이는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합한 구성이라 생각되었고 적응 역시 쉬운 편이었다.
물론 가벼움이 ‘허술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의 마세라티답게 날카로움을 품고 있어 운전자의 의지를 보다 능숙히 대응한다. 덕분에 주행 템포를 끌어 올릴 때에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 외에도 주행 질감이 쾌적해진 점도 인상적이다.
실제 마세라티는 최근 포트폴리오의 연식 변경 등을 통해 서스펜션 및 주행 세팅을 소소하게 개선했는데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엿볼 수 있다. 덕분에 대다수의 도로 환경에서 ‘마세라티로는 충분히 잘 다듬어진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컴포트 세단과 비교한다면 조금 더 긴장되어 있는 수준이지만 서울부터 안동까지의 장거리 주행을 한 번의 ‘휴식’도 없이 이행이 가능할 정도다.
게다가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면 RPM을 더욱 넉넉히 활용하며, 탄탄하게 달릴 수 있다. 실제 지방의 산길에서는 제법 빠른 템포로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걸 잊고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한편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의 특징은 우수한 ‘실 연비’에 있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 자체는 그리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실제 차량을 운영하면 체감되는 효율성은 한층 개선되었다. 이를 통해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성공적인 도입, 그리고 나아가 전동화 마세라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운다.
좋은점: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여전히 매력적인 주행 질감
아쉬운점: 절대적인 효율성의 아쉬움, 사운드의 밋밋함
선택지를 넓히는 존재,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서울과 안동, 그리고 1박 2일의 시간 동안 경험한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완전한 차량’은 아니었다. 하지만 디자인과 공간, 공간의 구성은 물론이고 각종 기능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제시하는 다채로운 매력 등이 시선을 끌며 소비자에게 더욱 넓은 선택의 폭을 전한다.
더불어 앞으로 이어질 ‘마세라티의 역사’ 역시 기대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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