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협상은 尹정부 몫인데...임기말 MSCI·CPTPP 밀어붙이는 文정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협상은 尹정부 몫인데...임기말 MSCI·CPTPP 밀어붙이는 文정부

입력
2022.04.19 04:30
8면
0 0

임기 내 미온적이다가 임기 말 돌연 추진의사 밝혀
선언은 현 정부가 해놓고 실무협상은 다음 정부 몫으로
급작스러운 CPTPP 추진에 농축산업계 반발 극심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CPTPP 가입 저지 전국 농어민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가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CPTPP 가입 저지 전국 농어민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가입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임기 종료를 코앞에 둔 문재인 정부가 그간 미온적이었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속도전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협상에 나설 새 정부와 긴밀한 협의 없이, 국내 금융·통상 환경을 뒤흔들 주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전날 출국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2일 미국 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한국의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은 1992년 신흥국지수에 포함된 뒤 아직까지 선진국지수로 승격되지 못하고 있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61조 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넘어설 거란 분석이 나올 정도로 선진국지수 가입은 한국 자본시장의 숙원으로 여겨졌다. 2008년부터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으나, 지난해 11월 홍 부총리가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러나 정부 목표대로 올해 6월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올라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는 내년 6월에야 판가름 난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나야 실제 지수에 편입된다.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 선언은 현 정부가 하고, 그에 따른 외환시장 개방 등의 과제는 다음 정부가 떠안게 된 것이다.

일각에선 외환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외환 거래는 늘겠지만, 원화 가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임기 내내 미온적이다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명확한 입장 교류 없이 임기가 끝나기 전 밀린 숙제하듯, 추진 입장을 밝히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음 정부에서 이런 기조가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꼬집었다.

최종 발효까지 향후 1~2년이 걸릴 CPTPP도 마찬가지다. 2018년 6월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가입 여부에 대한 정부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으나, 2년 넘게 지난 2020년 12월에도 문 대통령은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임기를 5개월 남긴 지난해 12월 들어 돌연 가입 추진을 선언하더니, 가입신청서는 임기 만료(5월9일) 직전인 이달 중 제출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면서 96%의 관세 철폐율 직격탄을 맞게 된 농축수산업계는 극렬히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새 정부와 충분한 대화·협의 후 CPTPP 가입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당장 가입 추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의식한 듯 새 정부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은 지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가입 절차 등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와 농업계가) 충분히 상의하고 관련 대책까지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