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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끝에 열린 작은 희망의 빛

입력
2022.04.25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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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태양전지의 탄생

태양전지 상용화의 길을 연 제럴드 피어슨, 대릴 채핀, 캘빈 풀러(왼쪽부터). nrel.gov

태양전지 상용화의 길을 연 제럴드 피어슨, 대릴 채핀, 캘빈 풀러(왼쪽부터). nrel.gov

산업혁명 이후 기후위기의 결정적 분수령은 2차대전 이후 소위 ‘거대 가속의 시대(Great Acceleration Era)’부터다. 1950~2010년 사이 세계 인구는 약 3배가 늘어났고 실질GDP는 7배 증가했다. 에너지 사용량은 약 4배, 비료 사용량은 10배가 늘었고, 담수 사용량도 3배 증가했다. 산업혁명 이후 상승한 지구 평균기온(약 1.2도) 자체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변화의 속도다. 지질시대를 통틀어 지구 평균 기온은 20도 이상 오른 적도 있었지만 그 변화는 수억 년을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된 반면, 저 시점 이후 지구는 생태계가 적응할 수 없는 속도의 온도 변화를 자연현상이 아닌 인류 경제활동을 통해 밀어붙이고 있다.

1998년 미국 지구과학자 마이클 만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논문을 통해 공개한 이른바 ‘하키스틱 그래프’는 ‘가속 시대’의 진실, 즉 지구의 지난 1000년 평균 기온이 1960년대를 전후한 시점부터 눕혀 놓은 하키스틱의 끄트머리처럼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드러냈다. 데이터 조작 등 스캔들로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부정적 논란을 증폭시킨 면도 있지만, 하키스틱 그래프는 후속 연구를 통해 사실로 입증됐다.

1954년 4월 25일 미국 뉴저지 벨연구소 전기공학자 대릴 채핀(Daryl Chapin)과 물리학자 제럴드 피어슨(Gerald Pearson) 화학자 캘빈 풀러(Calvin Fuller)가 실리콘 소재 태양전지를 개발해 세상에 공개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태양전지로 장난감 패리스휠과 라디오를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에너지 전환 효율은 6%에 불과했지만, 프랑스 물리학자 앙투안 앙리 베크렐의 아들인 알렉산더-에드먼드 베크렐이 1839년 광전자효과를 처음 발견한 이래 사실상 처음 태양에너지 실용화에 성공한 거였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문명 발전에 태양의 무한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인류의 소중한 꿈 중 하나가 실현된 셈”이라고 썼다. 사실은 기사회생의 작은 희망 하나가 열린 셈이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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