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대화방 실무관 올린 글에 '화들짝'
정작 서철모 시장은 "결재 완료" 답글
"제2기 임기서 소통 결실 얻겠다" 다짐
“시장님, 너무 급한데 결재 빨리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경기 화성시청 공무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한 실무관이 쓴 당돌한(?) 글이 올라왔다. 시장 결재가 긴급히 필요한 결정에서, 실무자가 곧바로 시장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독촉을 한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시장실에서 불호령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했지만, 정작 서철모 화성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매우 '쿨'했다고 한다.
“네. 결재 끝났습니다. 수고하십시오.”
14일 화성시 동탄출장소 시장집무실에서 만난 서 시장에게 시청에서 회자되는 이 사건에 대해 물었더니 "민선 7기 화성시에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서 시장은 "소통을 위한 제도는 누구나 바꿀 수 있지만, 소통의 환경은 쉽게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실무관이 시장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고, 시장이 거리낌 없이 답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진짜 소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 시장은 누구나 묻고 언제나 답할 수 있는 시청의 이런 문화를 화성시 전체로 확산시켜 가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 중 가장 역점을 기울인 사업은 박물관·체육관이 아니라 대화방과 지역회의였다"며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가 한 번 정착되면 쉽사리 그런 문화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서 시장은 취임 후 시민들과 함께하는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직접 1대 1로 소통하고, 온·오프라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지역회의와 온라인 정책자문단에도 힘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국일보 인터뷰가 진행된 동탄출장소(동탄역 인근)도 이런 '소통'의 맥락에서 적극적으로 운영되는 장소다. 남양읍에 위치한 화성시청에서 제2동탄까지는 안 막혀도 차로 40~50분 이상이 걸리는데, 동탄 사는 시민이 시청에 일을 보러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서 시장은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출장소를 방문해 시민들을 만난다"며 "최근 시민 간담회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화성시는 한국일보와 한국정보사회학회가 실시한 '2022 전국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 부문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첫 임기에서 '소통의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던 서 시장은 재선에 나서 '소통의 결실'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가 집중하고자 하는 다음 역점 사업은 화성시를 ‘살기 좋고 아이 키우기 좋은 자족도시’로 만드는 것. 그는 “도시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자족”이라며 “화성에서 나가려는 분들, 화성으로 들어오는 분들 모두 화성시에 머물게 하는 게 앞으로의 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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