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18언더파 우승
"염동훈 프로 조언에 지난겨울 연습에 매진"
"아침 운동 때 축하받으니 이제야 우승 실감"
"LPGA 진출 언제나 준비…서두르진 않겠다"

제1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쥔 박지영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메인 스폰서 한국토지신탁과 우승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박지영 제공
"골프선수라면 한 번쯤은 세계랭킹 1위를 해보는 게 꿈이라고 생각해요. 그 자리를 딛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나 가슴에 품고 투어에 임하고 있어요."
박지영(26·한국토지신탁)은 실력에 비해 우승 복이 없던 선수다. 정규투어 데뷔 첫해인 2015년 톱10에 4번 진입하는 꾸준함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다. 승리의 여신은 그에게 띄엄띄엄 손을 내밀었다. 2016년 6월 에쓰오일(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승을 일궜지만 두 번째 우승컵(효성 챔피언십)은 2년 반이 지나서야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박지영은 17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시즌 두 번째 대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컵을 획득했다. 2021년 11월 에쓰오일(S-OIL)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5개월 만의 우승이다. 와이어투와이어(전 라운드 선두) 우승으로 '뒷심 부족'이라는 꼬리표도 잘라냈다.
비결은 연습이다. 박지영은 18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겨울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많은 연습을 했다"고 돌아봤다. 훈련 초반에 감이 안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 모습을 본 염동훈 프로가 "연습이 답이다. 이런 문제는 연습량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말에 동의한 박지영은 시즌 개막까지 남은 5주 동안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훈련에 매진했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6시부터 연습을 시작한 날이 많았다. 다른 일정이 있으면 저녁에라도 조명을 켜고 연습을 했다.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날에도 특별히 회포를 풀지 않고 일찍 잠을 청했다. 갑자기 생긴 '우승자 일정' 속에서도 아침 연습을 빼먹지 않았다. 그는 "어제만 해도 우승을 한 게 맞는지 실감이 안 났는데, 아침에 운동선생님이랑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줘서 '내가 우승했구나' 실감했다. 너무 좋다"고 했다. 이어 "(염동훈) 프로님에겐 어제 바로 전화드려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우승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이 프로님이었다"고 덧붙였다.

제1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머쥔 박지영. 박지영 제공
박지영의 골프 인생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신인왕을 거머쥔 열아홉의 박지영은 2015년 12월 여러 인터뷰에서 최종 꿈이 '세계랭킹 1위'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금은 느린 걸음이지만 박지영은 그 꿈을 놓지 않았다. 그는 "골프선수라면 한 번 쯤은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도 목표다. 박지영은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우승으로 올해 10월 미국 사티코이클럽에서 열리는 LPGA 메디힐 챔피언십 출전권을 얻었다. 단번에 시드를 확보할 기회다.
하지만 박지영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LPGA 진출은 계속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제가 완벽하게 됐다고 생각할 때 넘어가고 싶다. 아직은 샷이나 쇼트게임 등 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늦어지면 (남들이) 늦은 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몸만 잘 만들면 아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게 골프라고 생각한다. 더 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LPGA 메디힐 챔피언십 출전에 대해서는 "메인스폰서 대회인 KLPGA 동부건설 ·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10월 13~16일) 직전에 있어서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한 박지영은 21일 경남 김해시 가야CC에서 열리는 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시즌 2승째를 노린다. 그는 "첫 승이 워낙 일찍 돼서 최대한 빨리 2, 3승을 하고 싶다. 이번 시즌에는 최대한 많이 우승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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