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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한국노총 만남, 노정 간 신뢰 쌓는 계기로

입력
2022.04.16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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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노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당선인이 선거 후 처음으로 노동계와 가진 만남이다. 한국노총은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임금삭감과 실직 등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고 노동자가 당당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하는 등 이날 간담회는 우호적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영계는 5년 만에 보수정부가 등장하는 만큼 탄력적ㆍ선택적 근로시간 확대와 직무ㆍ성과급 활성화 등 노동 유연화에 대한 목소리를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권 보장, 고용안정성 보장과 임금 보존 등은 노동자들의 핵심적 권리인 만큼 노동계가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노사 현안을 다루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필수다. 일자리 없는 성장과 양극화 등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사회계약 체결이 필요하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쉬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것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같은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사회적 대화와 노사정 타협의 전제는 상호 신뢰 형성이라는 점에서 이날 윤 당선인의 한국노총 방문은 반(反)노동적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윤 당선인은 전날 새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한국노총 출신의 합리적 성향의 노동운동가를 지명하면서 소통과 대화를 통해 노동 현안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윤 당선인 측이 이날 한국노총뿐 아니라 노동계의 또 다른 한 축인 민주노총의 목소리도 경청하겠다고 밝힌 것도 바람직하다. 노정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새 정부의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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