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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 "내륙 아닌 섬이 대한민국 미래 출발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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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 "내륙 아닌 섬이 대한민국 미래 출발점"[인터뷰]

입력
2022.04.22 05: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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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호 초대 한국섬진흥원장 인터뷰]
지난해 9월 출범, 국내 유일 섬 전문 국책 기관
대한민국은 반도국가 가운데 최대 섬 보유국
"섬을 국토 발전의 중요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섬 리더' 1만 명 키우고 순례길 프로젝트 추진"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이 지난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진흥원의 역할과 향후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포=왕태석 선임기자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이 지난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진흥원의 역할과 향후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포=왕태석 선임기자

한반도 주변 섬은 3,348개에 달한다. 전 세계 반도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하지만 인구는 줄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무인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섬의 가치가 잊혀지면서 섬 주민들의 여건은 갈수록 척박해지는 추세다.

섬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발전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한국섬진흥원이 지난해 9월 목포에 문을 열었다. 정부 차원에서 섬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유일의 국책 연구원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동호 초대 원장을 만났다. 그는 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그간 우리나라는 반도국가이면서도 발전의 출발점을 육지로만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그 출발점을 섬으로 잡아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섬을 국토 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섬 리더 1만 명을 키워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2년 대한민국에서 섬이 갖는 의미는.

“먼저 영토 거점 측면에서 육지 면적이 좁은 우리나라가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제 해양이 중심이 돼야 한다. 섬은 영토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와 함께 섬에는 인문 생태 자원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청정 에너지 자원 등 미래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이를 위해 섬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섬의 발전 전략을 찾는 게 중요한 순간이 됐다.”

-한국의 섬이 발전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지역소멸 측면에서 섬들이 내륙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소멸 속도를 늦추고 활성화시켜 국토 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섬이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는 게 섬진흥원의 가장 큰 정책적 방향이다. 구체적으로는 90만 명가량인 섬 주민들의 교통과 의료, 교육 문제 등을 해소해 주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도시 주민들이 섬에 많이 오갈 수 있도록 개별 섬들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른 유관 기관과의 협업은.

“지역소멸 해소 등의 문제는 섬진흥원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를 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 달 25일 지역소멸과 균형 발전을 위한 공동의 대안을 마련하는 학술대회를 서울에서 열 계획이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이 6일 전남 목포의 진흥원 옥상에서 목포항을 배경으로 진흥원 발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포=왕태석 기자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이 6일 전남 목포의 진흥원 옥상에서 목포항을 배경으로 진흥원 발전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목포=왕태석 기자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해 11월부터 전남 신안 증도와 자은도를 시작으로 충남 보령 원산도, 최근에는 경남 거제도까지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섬 주민들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이에 맞는 실사구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들과 협력도 중요한데.

“섬 지역 기초단체장 협의회는 물론 개별 지자체와도 협력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최근 충남 보령시로부터 섬 발전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위탁받았다. 개별 지자체보다 더 전문적으로 섬 관련 정책을 분석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생각이다.

-진흥원이 추진 중인 '한국섬 순례길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

“우리나라의 섬에는 제주 올레길처럼 잘 만들어진 둘레길들이 많다. 제주도 올레길을 통해 비약적인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 경제 산업 발전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그런 길이 있는 섬들이 많은데 도시 지역 주민들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섬의 아름다운 길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알려서 도시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게 되면 제2의 제주 올레길들이 더 많이 생겨서 섬 활성화에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섬의 활력을 위해 청년층에 초점을 맞춘다는데.

“젊은 청년들이 섬을 많이 찾는 게 섬 활성화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차원에서 섬진흥원에서는 청년 자문단을 구성해 섬 발전을 위한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구할 생각이다. ‘섬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1년 교육과정을 만들어 섬을 잘 알리는 코디네이터 등 현장 중심의 리더 1만 명을 육성하고자 한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누구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남도청을 거쳐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과 울산시 행정부시장,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자치발전기획단장 등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을 지냈고, 지난 9월부터 한국섬진흥원장을 맡고 있다.



목포= 김성환 기자
목포=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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