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앞두고 차량 사고
출전 포기했지만 팬들 '헛걸음' 할까 깜짝 방문
임희정 "속상하지만 준비 시간 생겼다고 생각"
"전지훈련으로 쇼트게임 향상…시즌 3승 목표"
"오! 오셨다, 대박." "어떡하지. 전 실물 처음 봐요." "어우, 안 아파요? 다행이다. 어떻게 올 생각을 하셨어."
15일 KLPGA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이틀째 경기가 열린 여주 페럼클럽. 대회장과 꽤 거리가 있는 갤러리플라자에선 이른 아침부터 때아닌 환호가 울려퍼졌다. 대회 직전 교통사고로 출전이 불발된 임희정(22)이 자신 때문에 대회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깜짝 방문'을 한 것이다. 전날 오후 팬클럽 카페를 통해 방문 소식을 접한 팬들은 일찍부터 모여들었다.
지난 시즌 투어 1승을 거두며 대상 포인트 순위 2위를 차지했던 임희정은 개막 사흘 전 대회장으로 이동 중 사고를 당해 결국 출전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임희정은 팬들을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 30분 넘게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직접 사인한 사진도 준비해 선물했다.
임희정은 본보와 만나 "솔직히 이번에 사고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많이 죄송했다. 제 플레이를 보기 위해 엄청 기다리셨던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쉬움에 갇혀 있기보다 이렇게 팬분들 뵙고 응원을 실감하면 연습하는 데 더 동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팬들과 스킨십이 좋기로 유명한 임희정이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단체모임이 금지되며 랜선으로만 팬 미팅을 해 왔다. 최근 골프 붐으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팬들도 생겼다.
전북 전주에서 올라왔다는 윤승환(33)씨는 "못 보고 갈 줄 알았다. 소식을 접하고 근처에서 하루 더 숙박했다"고 했다. 마개좌(62·닉네임 엔젤별이짱)씨는 점심 약속도 미루고 남편과 함께 이른 오전 강원 원주를 출발해 한 시간 반 동안 달렸다. 마씨는 "다쳤는데 팬들을 보러 오겠다는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고맙다. 스윙도 명품, 마음도 명품이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임희정은 '올 시즌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당차게 답했다. 그는 "전지훈련이 지금껏 가장 체계적이었다. 굉장히 많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비거리와 쇼트게임에 특히 신경 썼다는 그는 "올 시즌 3승이 목표다. 일단 첫 승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원하는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올해 안에는 꼭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희정은 다음 주 열리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2'에 출전할 계획이다. 그는 "몸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사고로 많이 속상하지만 출전이 가능하도록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