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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1년 전 ‘핵잠’ 공개한 하이난서 이번엔 ‘식량 안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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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1년 전 ‘핵잠’ 공개한 하이난서 이번엔 ‘식량 안보’ 강조

입력
2022.04.14 17: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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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섬, 무역특구서 美 견제 전초기지 가속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하이난성 싼야의 종자연구소를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싼야=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하이난성 싼야의 종자연구소를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싼야=신화 뉴시스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남단 섬인 하이난을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대미(對美) 견제 전초기지로 띄우고 있다. 꼭 1년 전 방문 당시 최첨단 해군 전력을 과시하며 남중국해 패권 의지를 과시했다면, 올해는 '종자 연구소' 등을 방문해 미래 식량기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신화통신은 14일 "시 주석이 나흘(10~13일)간 하이난성을 시찰했다"며 "하이난성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위한 새로운 통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방문 기간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코로나19와 경제개발 간 조화, 안보와 경제발전 간 균형 등을 주문했다면서 "하이난이 미래 개혁·개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은 2018년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을 전격 발표하고 섬 전체에 무관세를 적용했다. 전 세계 자본과 상품이 자유롭게 오가는 거대 무역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 주석의 하이난 구상은 '홍콩을 뛰어넘는 국제 상업 도시화' 정도로 여겨졌다.

반면 최근 시 주석의 하이난 행보는 단순한 거대 무역지대를 넘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2일 양푸경제개발구를 방문한 시 주석은 중국 서부의 새로운 육·해로 건설과 '일대일로' 실현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양푸경제개발구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지리적 이점 덕에 석유 등 천연자원 저장 기지로 주목되는 곳이다. 하이난을 이미 해상 실크로드 구현 과정의 일부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4월 23일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 참석해 창정18호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 위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중앙TV(CCTV)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4월 23일 하이난성 싼야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 참석해 창정18호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 위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중앙TV(CCTV) 캡처

중국이 하이난 섬을 식량안보 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점도 시 주석의 이번 방문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10일 싼야시에 위치한 야저우완 종자실험실을 방문한 시 주석은 "종자가 식량 안보의 관건"이라며 "자립적인 종자를 단단히 쥐고 있어야 중국인의 밥그릇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새로 설립된 하이난 섬의 종자 실험실이 중국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해 식량안보 위기론이 커지자, 전격적으로 이곳을 공개해 하이난의 전략적 가치를 띄우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4월 하이난 섬 내 '싼야 해군기지'를 찾았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시 주석은 전략탄도미사일 잠수함 '창정18호'와 대형 구축함인 '다롄함', 상륙함인 '하이난함' 취역식에 직접 참석했다. 군함 3척을 동시에 취역시키기는 이례적으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내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실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매체들은 당시 워싱턴까지 타격 가능한 최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의 사일로(격납고) 위에 서 있는 시 주석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했다.

시 주석이 이번 하이난 방문에서 싼야 해군기지를 따로 방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단, 중국 관영글로벌타임스는 14일 시 주석의 하이난 시찰 소식을 전하며 "일부 국가가 중국에 도발하고 있는 배경에서 하이난은 중국의 해양 안보에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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