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특혜 편입’ 의혹에 휩싸였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의 고위직이었을 때 아들과 딸이 차례로 이 대학 의대에 편입한 것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정 후보자 딸은 그가 병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에 10.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후보자가 병원장으로 승진한 이듬해에는 이 대학 공대를 다녔던 아들이 대구ㆍ경북 소재 고교와 대학 출신자를 뽑는 전형에 지원해 5.8대 1의 경쟁률 속에 의대에 편입했다. 이 전형은 그해 처음 만들어졌고 아버지가 병원장이라 당시에도 뒷말이 나왔다고 한다.
편입 전형에는 면접고사ㆍ구술평가 등 심사위원의 판단이 개입할 수 있는 주관적 평가 점수 비중이 40%에 가깝다는 점에서 후보자의 배경이 특혜로 작용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두 자녀 모두 편입 전 이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편입을 위한 ‘스펙 쌓기’로 활용된 건 아닌지 의심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의전원 편법 입학 논란으로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졌고 고위 공직자 자녀 입시 문제에 대한 도덕적 기준도 높아졌다. 정 후보자의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뿐 아니다. 정 후보자는 2009~2013년 일간지에 쓴 칼럼에서 “출산은 애국이고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 “여성환자 진료는 손목에 실을 매어 옆방에서 진맥” 등 저출생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거나 성범죄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듯한 표현을 해 구설에 올랐다. 10여 년 전의 글이라고 하지만 인구정책 총괄 부처이면서 어느 부처보다 약자를 보호해야 할 복지부 수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인식이다.
정 후보자는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경력은 있지만 후보자 지명 때부터 과연 복잡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연금개혁, 사회서비스 강화, 유보통합 등 산적한 사회복지 현안에 대처할 식견과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됐다.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도덕성, 전문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