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김현수 외 5인 '가장 외로운 선택'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릴 땐 나의 20대와 지금의 20대는 다르다는 걸 되새길 필요가 있다. 연령대가 같다고 해서 똑같은 집단은 아니라는 게 이현정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의 말이다. 인구의 10%가 채 대학에 가지 못했던 시대와 인구의 4분의 3이 대학에 가는 지금, 대학 졸업장의 무게가 같을 수 있을까. 해마다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에 일할 사람을 데려가려던 때와 하루가 멀다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취직 역시 같은 시도가 될 수 없다.
사회의 몰이해 속에 적지 않은 청년 세대가 생존 절벽에 서 있다. 통계청의 '202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대 사망자 수 2,706명 중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은 절반이 넘는다. '청년 죽음'의 둘 중 하나(54.3%·1,471명)가 극단적 선택이라는 것. 이 책은 청년의 죽음에 둔감한 사회에 띄우는 긴급 보고서다. 정신건강의학자, 인류학자, 보건학자, 사회복지학자, 상담사, 사회역학자의 시선으로 청년 자살의 이면을 살핀다.
책은 전 세계 유례없이 높은 젊은 여성 자살률에도 주목한다. 팬데믹으로 정신건강 악화는 모든 국가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한국에선 2,30대 여성의 자살 사망 증가가 관찰됐다. 한 세대의 절망이 모든 세대로 감염되는 추세를 짚어내면서 "청년이 행복하지 않다면 당신의 노년 역시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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