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총기난사범 체포... "경찰에 전화해 위치 알렸다"

연방테러법 위반 혐의 기소... 최고 종신형
수사당국 "테러조직 연관 징후 없어"
강도·절도·성범죄 등 전과 수두룩

뉴욕 지하철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프랭크 제임스가 13일 뉴욕의 한 경찰서에서 호송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 용의자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있는 위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체포한 용의자를 최고 종신형이 가능한 연방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CNN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13일(현지시간) 지하철 총기난사 용의자 프랭크 제임스(62)를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서 체포했다. 현지 매체들은 경찰당국이 1번가 인근 맥도날드에서 들어온 제보를 토대로 이스트빌리지에서 거리 수색 중 제임스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케네스 코리 뉴욕경찰국장은 제임스가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있는 위치를 밝혔고 경찰이 출동해서 그를 검거했다고 설명했다며 NYT는 보도했다. 체포 과정에서 별 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언 피스 뉴욕 동부지검 검사는 이날 오후 수사기관 합동 브리핑에서 제임스가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다중을 향한 테러 공격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연방테러방지법 위반으로 최고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기 난사의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제임스의 유튜브 계정에 뉴욕 지하철 시스템과 노숙자 문제에 대해 뉴욕 시장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노숙자 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스 검사는 “제임스가 국내외 테러 조직과 관련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전날 오전 8시 30분쯤 뉴욕 지하철 브루클린 36번가 역을 지나는 N 노선 열차에서 2개의 연막탄을 터뜨린 뒤 9㎜ 총탄 33발 이상을 발사해 수십 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공격으로 총상을 입은 10명을 포함해 20여 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도 사망자나 생명이 위독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는 사고가 발생한 브루클린 36번가 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탄 뒤 현장에서 빠져나갔으며 경찰은 제임스가 현장에 떨어뜨린 렌터카 열쇠를 통해 제임스의 신분을 확인한 뒤 전날 공개 수배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뉴욕경찰국을 인용해 제임스는 지난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뉴욕주(州)에서 강도와 성범죄, 절도 등으로 9번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인근 뉴저지주에서도 3번 체포된 전과가 드러났다. 경찰은 제임스가 그간 중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적이 없어 범행에 사용된 총기를 지난 2011년 구매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MSNBC방송은 제임스가 이번 범행 과정에서 사용한 연막탄은 지난해 6월 위스콘신주 밀워키 남부의 한 불꽃놀이 상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제임스가 구매한 상품들이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그대로 발견됐다고 상점주는 밝혔다. 연방수사국(FBI)이 제임스의 필라델피아 거주지를 수색한 결과 권총 및 탄약, 권총용 소음기 등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