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민간인 피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현지에서 활동하는 천주교 신부가 한국인들에게 비극적 상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한국 신학 대학에서 공부하다가 최근 혼란에 빠진 모국으로 돌아간 A 신부의 이야기다.
1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A 신부는 지난 3월 초 한국에 현지 소식을 전하면서 “미얀마에 대한 지속적인 기도와 지원을 부탁드린다. 또한 미얀마의 평화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A 신부는 2015년부터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지난 1월 귀국해 그다음 달에 사제품을 받았다.
A 신부는 미얀마 사회가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국민의 생활이 어려워졌고 모든 지역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의 95%가 최근 2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고 14, 15세 남녀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청소년이 시민방위군(PDF)에 들어가 군부와 싸우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병원과 보건소, 은행 등 공공기관과 종교시설이 운영을 멈추면서 실직자가 늘어나고 노약자와 빈곤층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다. A 신부는 “미얀마 군부는 계속해서 무고한 민간인의 집을 불태우고, 재산을 강탈하고 있다”면서 “집과 재산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안전한 공간을 찾기 위해 숲속으로 도망치거나 숨어 지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군부가 폭력 사용을 멈추지 않으면서 사제 서품식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조차 알기 어려웠다고 A 신부는 전했다. 사제 서품식은 성직자 가운데 하나인 사제를 임명하는 행사다. 그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매일 밤낮으로 총소리가 들린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A 신부는 현재 교구장 비서로 일하고 있다.
A 신부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한국의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신자들과 형제애를 나누며 약 7년 동안 학업과 한국에서의 생활을 잘 보낼 수 있었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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