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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단 코앞 '둔촌주공'… 한 채 아쉬운 서울 주택공급에도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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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중단 코앞 '둔촌주공'… 한 채 아쉬운 서울 주택공급에도 비상등

입력
2022.04.13 20:4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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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단, 15일 공사중단 전망
조합은 '시공단 교체' 초강수 맞불
사업 추진 난맥에 분양 일정도 불투명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에 공사중단을 예고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에 공사중단을 예고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오는 15일 사상 초유의 공사중단이 임박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 조합이 '계약해지' 카드를 꺼내 들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이 표류하면서 서울의 주택공급 가뭄이 더 심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 상정하기로 조건부 의결했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예정대로 15일부터 10일 이상 공사를 중단할 경우 별도 총회를 열어 시공사업단 교체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2020년 6월 체결된 공사비 증액 계약이다. 당시 조합과 시공단은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약 5,600억 원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수용 문제가 발단이 돼 들어선 새 집행부는 절차상 하자 등을 이유로 이전 집행부의 증액 계약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시공단은 "적법한 계약의 효력을 조합이 부정하면서 자금 조달이 막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졌다"고 맞섰다.

갈등이 장기화되자 서울시도 코디네이터팀을 파견, 10여 차례 면담 및 간담회를 열고 중재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14일 예정됐던 최종 합의를 위한 회의마저 무산되면서 시공단은 공사 중단을 예고했고 조합은 지난 22일 '공사도급변경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서울동부지법에 제기했다.

문제는 계약해지 시 그동안 시공단이 투입한 막대한 사업 비용을 조합이 정산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둔촌주공의 공정률은 52%로 이미 1조7,000억 원의 공사비와 이주비 등 금융비용 이자 1,500억 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시공단은 공사 중단 즉시 유치권을 행사하고 실제 계약이 해지될 경우 총회 결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실제 시공단 교체가 이뤄질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조합과 시공단 간 힘겨루기가 별 소득 없는 초장기전으로 흐를 공산만 커지는 셈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무효확인 소송만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시행사가 교체될 경우 새 시공단이 비용을 정산해줄 수는 있겠지만 선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고 공정률이 높아 새 시공단이 들어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분양도 사실상 난망한 상태다. 둔촌주공 사업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 정비사업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분양가 산정에 진통을 겪으면서 분양이 수차례 무산된 바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서울 분양 예정 물량의 25%(전체 가구수 기준)를 차지하는 둔촌주공 분양이 미뤄지면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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