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성장성만큼 보안 중요성 커져
'나' 대신하는 아바타 증명할 기술도 아직 부족
"메타버스 확산 전 가이드라인부터 정해야"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허문 메타버스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게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일하고 경제 활동까지 이뤄지는 만큼, 보안에 대한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메타버스 공간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보안 문제를 선제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4회 AI 시큐리티 데이 세미나'를 열고 메타버스 시대 보안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2030년 하루 절반 이상 가상공간...보안 뚫릴 경우 피해 막대"
메타버스는 지난해 정보기술(IT)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면서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이 메타버스에서 구현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아예 메타로 사명을 바꾸면서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기업용 메타버스 솔루션 '메시 포 팀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 역시 메타버스를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안경 형태의 기기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가상 공간의 영역이 확대되는 만큼, 보안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투자기업인 아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의 비중은 2021년 38%에서 2030년에는 52%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루 중 절반 이상을 온라인 공간에 머무는 셈이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팀장은 "메타버스가 일하는 공간이 되면서 보안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BMW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31개 공장을 메타버스로 통합하는 과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만약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몸짓, 시선까지 해킹 대상...보안 가이드라인 필요"
메타버스 시대에 돌입할 경우 개인정보의 유출 범위도 더 확대될 것이란 부분도 유념해야 할 문제다.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팀장은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행동, 목소리, 시선까지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될 것"이라며 "가령 손동작을 따라해 로봇을 작동하는 공장에서 이런 정보가 유출될 경우 사람이 다칠 수 있는 문제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메타버스 공간에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 시스템이 접목되면서 천문학적 해킹 피해도 예상된다. 올 초 세계 최대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소인 오픈씨(OpenSea)에선 최소 170만 달러(약 20억 원) 규모의 NFT가 외부로 유출된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보안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미미한 게 사실이다. 가령 메타버스 공간에서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실제 '나'인지, 아니면 내 개인정보를 탈취해 접속한 제3자인지 증명하는 기술도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연구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이 팀장은 "메타버스의 혁신적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내가 어딜 보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 서비스 업체에 제공해야 하는 정보가 훨씬 늘어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보안 프로세서는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나서서 기업들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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