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위치도 알려주지 않고
휴대폰과 메신저로 만 업무지시
박씨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같았다"
수원서부서, 박씨 '피싱 지킴이' 선정
수원서부경찰서가 선정한 '피싱 지킴이' 박모씨.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동영상 캡처
취업준비생 A(27)씨는 지난달 15일 법률사무소 비서직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19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소송 의뢰인으로부터 사건 수임료만 받아오면 돼 일도 수월해 보였다. 업무 지시도 휴대폰과 메신저로만 이뤄진다는 말에 편한 직장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A씨는 곧바로 친구 박모씨를 만나 합격소식과 함께 회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A씨의 말을 듣고 있던 박씨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사무소 위치도 알려주지 않고 메신저 등을 통해 수임료만 받아오라는 업무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당 법률사무소가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된 사실을 알고 A씨에게 “보이스피싱 업체 같다”고 했다.
마침 A씨로부터 한 통의 문자가 왔다. ‘OO 장소에 가서 수임료 970만원을 받아오라’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A씨를 설득해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함께 현장에 나간 A씨는 소송 의뢰인이라고 생각했던 상대방은 저금리 대출사기에 속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박씨의 도움으로 범죄에 연루될 뻔한 A씨는 위기에서 벗어났고,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박씨는 “평소 보이스피싱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친구가 합격했다는 법률사무소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보이스시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13일 A씨를 도운 박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해 감사장을 전달했다.
‘피싱 지킴이’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경찰의 캠페인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말처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막을 수 있는 범죄가 바로 보이스피싱”이라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에 도움을 준 시민을 포상하고 ‘피싱지킴이’라는 명칭을 부여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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