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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딸 가짜 성관계 영상까지…혼탁해지는 필리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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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딸 가짜 성관계 영상까지…혼탁해지는 필리핀 대선

입력
2022.04.13 14:35
수정
2022.04.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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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레도 "강력한 법적조치 진행할 것" 분노
악성 계정 삭제에도 가짜뉴스 유포는 지속

지난 1월 레니 로브레도(왼쪽 두 번째) 필리핀 부통령과 그의 세 딸이 '방역 규정 위반' 가짜뉴스를 반박하기 위해 가족사진을 촬영해 공개했다. 필리핀 스타 캡처

지난 1월 레니 로브레도(왼쪽 두 번째) 필리핀 부통령과 그의 세 딸이 '방역 규정 위반' 가짜뉴스를 반박하기 위해 가족사진을 촬영해 공개했다. 필리핀 스타 캡처

5월 9일 실시되는 필리핀 대통령 선거전이 가짜뉴스로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지지율 2위 후보의 딸에 대한 거짓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되는 등 비방전이 판을 치고 있다.

13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 부통령이자 대선후보 지지율 2위를 기록 중인 레니 로브레도 후보 측은 "(로브레도의) 세 딸 중 한 명을 대상으로 악의적인 조작 끝에 만들어진 성관계 동영상에 대해 삭제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동영상과 관련된 스크린샷 등을 공유해도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로브레도 선거 캠프는 문제의 동영상이 대선 지지율 선두주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전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로브레도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직 부통령이면서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그는 지난 1월에도 "미국 뉴욕에서 입국한 로브레도의 딸이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도 받지 않고 집으로 갔다"는 가짜뉴스가 퍼져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와 관련 로브레도 후보는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짜뉴스에 대한 최고의 해독제는 진실"이라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것, 이게 내가 지난 6년 동안 살아남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선거유세가 어렵다는 점에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지난달 19일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을 제외한 후보들은 "가짜뉴스 제작자를 엄벌하고 SNS 플랫폼 기업들도 이에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이 두달 새 700여 개 계정을 폐쇄했음에도 신규 계정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대선은 마르코스 후보의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연말부터 60%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마르코스 후보는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2위는 15%의 로브레도 후보이며,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10%)과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8%)이 그 뒤를 쫒고 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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