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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성공은 쓰레기에 달렸다"...직접 포장재 개발하는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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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성공은 쓰레기에 달렸다"...직접 포장재 개발하는 유통가

입력
2022.04.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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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위해 '착한 쓰레기' 개발에 심혈
마켓컬리, 재생수지 활용 아이스팩 만들고
쿠팡 프레시백, CJ대한통운 종이 완충재

컬리 포장기획팀이 개발한 재생수지 활용 아이스팩. 컬리 제공

컬리 포장기획팀이 개발한 재생수지 활용 아이스팩. 컬리 제공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유통업체들이 산처럼 쌓여가는 쓰레기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물류를 최대한 많이, 빨리, 저렴하게 처리하기 위해 스티로폼 상자와 비닐, 보랭재 등을 쓸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현을 위해서는 이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착한 쓰레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유통기업들이 연구소와 팀을 꾸려 포장재를 직접 개발하는 이유다.

새벽배송 e커머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자체 포장기획팀이 연구·개발한 재생수지 활용 아이스팩을 이달부터 사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아이스팩에 재생수지를 사용해 폐비닐 재활용률을 높이는 시도는 업계 최초다. 컬리는 2019년부터 포장기획팀을 운영했고 2020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친환경 포장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9년 아이스팩으로 사용하던 고흡수성 수지(SAP) 젤팩을 100% 물만 넣은 워터 아이스팩으로 바꾼 바 있다. 이번에 컬리가 개발한 아이스팩은 물을 담는 비닐 소재를 바꾸는 것으로, 재활용한 수지와 새 비닐을 혼합해 업사이클 원단을 만들고 이를 필름으로 사용한다. 재생수지용 필름은 SK지오센트릭·대림케미칼과 함께 개발했다.

컬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사이클 원단은 기존 비닐 소재에 비해 강도가 낮아 파손에 강해야 하는 아이스팩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면서 "포장기획팀은 6개월간 26차례에 걸쳐 13가지 재질 테스트 끝에 보랭 효과를 유지하면서 튼튼한 재생수지 필름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쿠팡 신선식품의 70%는 재사용 가능한 보랭백 '프레시백'으로 배송되고 있다. 쿠팡 캡처

현재 쿠팡 신선식품의 70%는 재사용 가능한 보랭백 '프레시백'으로 배송되고 있다. 쿠팡 캡처

친환경 포장재에 심혈을 기울이는 업체는 컬리뿐만이 아니다. 올해 1분기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1위 e커머스 플랫폼이 된 쿠팡도 포장 프로세스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패키징 팀'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물류시스템 특성상 '합배송(주문한 물품을 한꺼번에 포장해 배송하는 것)'이 어려운 대신 완충재나 추가 포장 없이 배송되는 물품이 많은 편이다.

쿠팡은 물류 효율을 높이면서 포장재를 줄이는 프로세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달에는 프레시백을 사용해 스티로폼 상자를 절약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로 과잉포장이 되지 않도록 최적의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최근 비닐 포장재 두께를 10% 줄이고 박스 중량을 12% 줄이는 방식으로 플라스틱과 종이 사용량을 감축하기도 했다.

국내 물류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도 '녹색 물류'를 위해 포장재 개발에 직접 나섰다. 2020년 무림제지 및 효원기계와 함께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종이 완충재를 만들었고, 포장 테이프 사용량을 50% 절감할 수 있는 원터치 박스도 개발해 현장에서 적용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종이를 활용해 만든 친환경 보랭 용기는 하반기부터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스티로폼과 비닐 포장이 겹겹이 싸인 것보다는 재활용이 쉽도록 친환경 소포장된 것을 선호하고, 이런 경험이 바로 기업 이미지로 이어진다"며 "e커머스 기업들이 물류 효율뿐만 아니라 포장과 쓰레기에까지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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