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400원에 사들여 1400원에 판매
전국 21개 주유소와 유통 공모… 4명 구속
선박용 경유를 사들인 뒤 가짜 차량용 경유를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선박용 경유를 일반 경유처럼 보이도록 탈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한국석유관리원과 공조해 가짜 석유를 팔아 15억 원 상당의 이익을 남긴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47명(4명 구속)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총 50명으로 파악된 일당 가운데 다른 1명은 송치 예정이고 나머지 2명은 경찰이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남 여수시 오동도 인근에서 선박용 경유를 리터(L)당 400원에 150만L가량 사들인 뒤 전남 구례군 유류저장소에서 선박용 경유의 붉은색을 탈색하고 일반 경유와 1대 2 비율로 섞어 가짜 경유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은 가짜 경유 500만L를 대구, 경북, 충남, 충북, 전북 등 전국 21개 주유소와 공모해 L당 1,400원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총 판매액은 15억 원이다.
일당은 단속에 대비해 공급‧알선‧유통‧판매 등 점조직으로 구성했고 서로 간에도 신분을 감췄다. 또 인적이 드문 새벽에 유통하는 등 범행 노출을 최소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황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미세먼지 유발 등 환경오염 정도가 심하다. 경찰은 일당이 팔고 남은 가짜 경유 가운데 13만L를 폐기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 협업을 통해 가짜 석유제품 제작·유통 사범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세금 포탈 행위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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