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판·제재 꺼려온 인도 압박
모디 "부차 학살 규탄, 조사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입하는 것은 인도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 시간가량 이어진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산 에너지와 다른 물품 수입을 늘리는 것은 인도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는 다만 "회담이 적대적이지 않았다. 솔직하고 훈훈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구체적인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며 "인도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통신은 "정상회담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고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데 인도에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며 원유 등 대러 에너지와 무기 구매를 지속해왔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만 1,3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도 비판을 의식한 듯 그간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평화를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됐다는 소식은 매우 우려된다"며 "우리는 이 살상을 규탄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과 인도는 회담 후 성명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인도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세계 경제 회복, 기후 행동, 남아시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근 동향, 우크라이나 상황 등 여러 지역 및 글로벌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인도와 미국의 포괄적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양국에 엄청난 이익이 되고, 세계 평화 및 번영,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양국 간 안보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을 어떻게 관리할지 인도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두 정상이 인도·태평양과 이를 넘어선 지역에서 모든 나라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겠다는 공동 약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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