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나이 통일'에 "행정 편리" VS "정착 미지수"…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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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나이 통일'에 "행정 편리" VS "정착 미지수"… 엇갈린 반응

입력
2022.04.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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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나이 계산법 통일" 법안 재정비 추진
"나이 혼선 막고 업무 효율성 높아질 것" 기대
일각 "서열 중시 한국식 문화 녹아들지 의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이용호(왼쪽) 간사와 박순애 인수위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법적, 사회적 나이 계산법 통일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법적·사회적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 기준으로 통일하겠다는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발표를 두고 시민들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만 나이와 '연 나이(현재 연도-출생 연도)', 일상에선 '세는 나이(한국식 나이)'가 혼용되면서 빚어지는 나이 계산의 혼란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 기대가 높다. 다만 인간관계에서 명확한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 특성상, 출생일까지 따져야 하는 만 나이가 일상 영역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인수위가 국민 나이를 만 나이로 단일화하는 데 따른 장점으로 드는 건 크게 3가지다. △법령 적용이나 행정·의료 서비스 제공 과정에 혼란이 줄어들고 △국제 통용 기준에 부합해 국제 관계상 오해가 발생하지 않으며 △각종 계약에서 나이 해석을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사라져 법적 분쟁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민법과 행정기본법에 만 나이 계산법과 표기 규정을 마련해 내년까지 국회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시민들은 제도 변경 취지를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배유미(34)씨는 "한국식 나이 대신 생년월일에 신경 쓰면 될 일이라서 만 나이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고 해서 특별히 혼선이 빚어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재호(32)씨도 "기준이 통일되면 나이를 두고 주변 사람들과 불필요하게 신경전을 할 필요가 없고 그 과정에서 '꼰대 문화'도 옅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자체, 기업 등 기관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일각에선 나이 문제로 제기되는 민원이 적지 않았다며 계산 기준 통일을 적극 반기는 기류도 감지된다. 서울 자치구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접종 때도 만 나이를 기준으로 안내했는데, 접종 대상자 연령을 두고 현장 직원과 시민 양쪽 모두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이런 문제만 해소돼도 행정력 낭비가 줄어들고 서비스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소재 기업 인사팀 직원 김모(36)씨는 "인사 업무는 이미 만 나이를 기준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기준까지 명확해진다면 업무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나이 표기의 국제 표준화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동아시아권에서도 세는 나이를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1902년부터 만 나이를 전용으로 쓰고 있고, 중국과 북한 역시 1970년대와 80년대에 각각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만 나이가 법적·사회적 영역을 넘어 '일상적 나이'로 정착할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생년, 학년, 입사 연도 등 사적 관계에서 위계를 구분짓는 '간편한' 기준이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만 나이를 적용하는 순간 평소 통용되던 한국식 나이보다 두 살이나 적어질 수 있는 터라, 사람들이 이로 인한 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국가 지정 나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모(38)씨는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위아래를 따지는 유교 문화권에서 새로운 나이 기준이 얼마나 잘 스며들지, 오히려 다툼만 일으키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나이 기준 통일 계획을 관철하더라도, 술·담배를 살 수 있고 병역판정 검사를 받게 되는 나이인 19세는 당분간 현행대로 연 나이가 적용되는 점은 또 다른 혼란 요인이다.

한세억 동아대 행정학과 교수는 "표준화된 나이 기준을 국내외에서 활용할 수 있고 여러 방면에서 사회가 더 투명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나이는 생활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기준 변화에 따른 혼란과 사회적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적극 홍보하고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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