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봉쇄 상하이 식량난 직면하자
온라인서 봉쇄 대비 물품 목록 관심
광저우·베이징도 사재기 조짐
중국 주요 대도시에서 식료품 사재기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봉쇄 3주차에 접어든 인구 2,500만 명의 상하이시가 '식량난'이라는 난관에 봉착하자, "우리도 언제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번지는 데 따른 것이다. 민생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선 '봉쇄 생존 매뉴얼'이 판매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11일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7,50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대부분인 2만6,087명이 상하이에서 발생했다.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8일간 예정됐던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자, 상하이시에선 '식량 부족' 호소가 빗발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온라인에선 '봉쇄 전 필수 구매 물품 목록' 같은 봉쇄 대비 매뉴얼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쌀, 식용유, 식수, 여성 위생용품, 휴지 등을 미리 다량으로 구매해둬야 한다는 내용의 한 게시물은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최소 4,1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미 봉쇄를 경험한 사람들의 체험담도 299위안(한화 약 5만7,000원)에 팔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물물교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필수품 사재기가 시작된 뒤 일부 물품은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내가 가진 소금과 당신이 가진 오렌지를 바꾸자"는 식의 거래가 성사된다는 것이다.
상하이에 이어 봉쇄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남부 광둥성의 광저우시는 이미 많은 식료품점에서 주요 물품들이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신규 감염자가 11명 발생, 일부 지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지자 주민들은 공포감에 빠져 자구책을 찾아나선 것이다. 대대적인 사재기 조짐에 시 당국은 "광저우는 쌀 공급이 충분하다"며 사재기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다른 도시에 비해 코로나19 확산 규모가 크지 않은 수도 베이징시도 함께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상하이가 봉쇄된 이후 베이징시 내 주요 마트는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 부근의 작은 슈퍼마켓에서도 식료품을 담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씨는 한국일보에 "평소보다 식수와 라면 배달 주문이 크게 늘어 물건을 갖다놓기 바쁘다"며 "인근 다른 가게들의 사정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베이징시 주민 헬레나 장은 SCMP에 "지난주에만 토마토와 감자, 망고 같은 신선 식품을 20㎏ 사들였다"고 말했다. 헬레나는 "어떤 친구들은 중국 정부가 마트 매대에 물건을 갖다 놓을 것으로 믿지만, 상하이 사태를 보니 과연 (중국 정부가) 그럴 수 있을지 의심이 커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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