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ERP 혁신...AI·빅데이터 기술 도입
빠르게 변화하는 공급망 문제 신속 대응 가능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가미시킨 전사전자원관리(ERP) 시스템 운용에 착수했다. 보다 효율적인 실시간 글로벌 공급망 분석과 관리를 위해서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포함해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0일 디지털 혁신 비즈니스 플랫폼인 'N-ERP' 시스템 구축을 최종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ERP란 기업의 물적, 재무적 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14년 만에 개편...분야별 시스템 통합, 프로세스 효율화
삼성전자의 신규 ERP 시스템 도입은 2008년 이전 버전인 'G-ERP'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글로벌 ERP 기업인 SAP, 삼성SDS와 함께 3년 동안 N-ERP를 개발해왔다. 개발된 N-ERP는 지난해 4월부터 동남아·서남아·중국 등을 시작으로 올해 1월 1일 국내 사업장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했다. 올 1분기 결산까지 N-ERP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N-ERP의 특징은 판매 관리 등 분야별 시스템 통합과 효율화된 프로세스에 있다. 기업·소비자 직거래(D2C)와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통합한 옴니 채널 등 융복합 사업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또 납기약속 관리, 창고 관리, 배송 관리 등 SAP의 전문 솔루션을 도입해 다양한 공급망 환경에서도 협력사들과의 효율적인 협업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AI·빅데이터 기반 업무 효율화..."핵심 업무만 집중"
빅데이터 기반으로 가능해진 효과적인 의사결정도 긍정적이다. 임직원들은 N-ERP를 통해 온라인 주문 현황, 공급망 현황 등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 사전 경영 리스크 파악에 따른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데이터 보관과 연산을 통합 처리하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적용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였다. 아울러 데이터베이스를 병렬로 연결한 고성능·고용량 체계도 구축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의사결정 지원과 업무 자동화 기술도 적용됐다. 가령 광학적 문자 판독(OCR) 기술이 도입되면서 그동안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입력했던 거래처 주문서 등을 자동으로 판독해 저장할 수 있게 됐다. 또 로봇 업무 자동화를 통해 임직원들은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N-ERP를 전 세계 삼성전자 법인에 3개월간 적용한 결과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업무 생산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공급 계획에 필요한 모의실험(시뮬레이션)시, 60분 이상 걸렸던 자재 수급 파악 시간이 10분 이내로 줄어든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다양하고 정밀한 시뮬레이션으로 보다 정확한 공급 계획 수립이 가능해진 셈이다. 또 소비자 직접 주문의 현황 파악도 기존 20분 이상에서 3~4분 이내로 단축하면서 재고 관리와 배송 체계까지 생산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문성우 삼성전자 경영혁신센터 부사장은 "N-ERP는 비즈니스 민첩성과 생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삼성전자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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