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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 영웅'의 몰락…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의회서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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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 영웅'의 몰락…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의회서 축출

입력
2022.04.10 09:24
수정
2022.04.10 17:3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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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임안 가결로 총리 물러난 첫 사례
11일 신임 총리 선출 위한 본회의 열려
칸, 지지자에게 대규모 반대 집회 호소

지난해 6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이슬라마바드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이슬라마바드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로이터 연합뉴스

‘크리켓 국민 영웅’ 출신의 임란 칸(69) 파키스탄 총리가 축출됐다. 의회가 헌정사 최초로 불신임안을 가결하면서다. 파키스탄은 오는 11일 새 총리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칸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전국적 집회를 호소하며 의회 결정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의회는 이날 새벽 342명 하원의원 중 174명의 찬성으로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세 차례 지연됐던 투표는 이날도 14시간에 가까운 여야 대치 끝에 가까스로 성사됐다. 파키스탄에서 지금까지 5년 임기를 다 채운 총리는 한 명도 없었지만, 불신임안 가결로 물러난 총리는 칸 총리가 처음이다.

야권은 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망가진 경제 회복에 실패하고 부패 척결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초부터 불신임 투표를 추진해왔다. 칸 총리가 이끄는 여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 소속 의원 수십 명도 불신임 찬성표를 던지겠다며 등을 돌렸고, 연정 핵심 파트너인 MQM-P 등도 야권에 가세하면서 불신임안은 통과가 유력했다.

이에 친중(親中) 성향으로 평가되는 칸 총리는 “미국에 의한 노골적인 내정 간섭”이라며 ‘미국 음모론’을 제기했다. 여권도 야당의 불신임 투표 요청이 위헌이라며 표결을 무산시키고,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 7일 칸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명령했고, 의회 해산 조치도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이날 표결이 이뤄졌다.

차기 총리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야권 지도자인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 총재가 차기 총리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샤리프 총재는 이날 불신임안 통과 직후 “PML-N이 파키스탄을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도 “야당은 칸 총리에게 보복하거나 증오와 분열의 정치를 추구할 생각은 없다”며 “파키스탄은 치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원은 오는 11일 신임 총리 선출을 위해 본회의를 열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당 소속 아사드 카이사르 하원의장이 전격 사임한 직후 의장 대행을 맡은 야당 소속 사르다르 아야즈 사디크 의원은 “후보자 지명 서류는 10일 오전 11시까지 제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칸 총리는 파키스탄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 8월부터 정권을 이끌었다. 그가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당분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칸 총리는 심야 국정연설에서 “우리 민주주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재앙적”이라며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와 대규모 집회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CNN방송은 “칸 총리의 축출로 남아시아 국가에서 정치적 불안정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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