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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우준 "이준기 배려에 감동... 신스틸러로 성장하는 게 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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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우준 "이준기 배려에 감동... 신스틸러로 성장하는 게 꿈" (인터뷰)

입력
2022.04.09 09:30
수정
2022.04.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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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준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그는 운동선수와 모델을 거쳐 현재는 배우로 활동 중이다. 본인 제공

박우준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그는 운동선수와 모델을 거쳐 현재는 배우로 활동 중이다. 본인 제공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시골 소년 박우준은 매일 친구들을 모아 각 학교를 찾아다니며 '도장깨기'를 하는 것이 취미였다. 중학교 진학 이후 체육 교사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지만 격투 종목은 그의 성향에 맞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시점, 카누 특기생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박우준은 본격적으로 운동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하지만 방황의 시간이 찾아왔고, 이때 그의 미래가 바뀌었다. 어린 시절부터 장래희망으로 운동선수 외에 하나를 더 적었던 것이 바로 '모델'이었다. 186cm라는 큰 키와 개성 있는 외모는 모델로 활동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졸업 후 상경한 박우준은 좋은 기회를 얻어 모델로 활동하게 됐고, 지금은 배우로 전향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고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박우준은 "당시 운동선수로서 저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지금도 많은 분들께 죄송스럽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올라와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시작했다. 스무 살 때 한 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며 일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군 전역 후 유명 모델 에이전시와 전속계약을 맺은 그는 피나는 노력을 거쳐야 했다. 좋은 체격과 남자다움을 갖춘 모델보다 슬림한 미소년 느낌의 모델들이 인기를 끌면서 우람한 근육을 슬림하게 만들기 위해 매일 식단과 웨이트,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며 관리를 했다.

박우준은 "그렇게 10여 년을 열심히 활동한 거 같다. 사실 저는 인생에서 배우라는 직업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며 "서른 살 되던 해 어머니께서 큰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3년 넘게 병원에 장기 입원을 하셨는데 초반 몇 달은 가족을 못 알아보시는 상태셨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옛 기억을 떠올리시고는 '모델 아들'이라고 병원에서 자랑하고 다니셨더라고요. 솔직히 그렇게 유명했던 모델도 아니었는데... 병원에서 드라마를 자주 보시던 어머니가 '우리 아들도 방송에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철없는 아들이었던 저에게 어머니의 그 말씀이 뇌리에 박혀 씨앗이 되어 여기까지 온 거 같습니다."

박우준은 장철수 감독의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관사병 역으로 등장했다. 그는 연우진을 대본 리딩 현장에서 만나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박우준은 장철수 감독의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관사병 역으로 등장했다. 그는 연우진을 대본 리딩 현장에서 만나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서른셋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하게 된 배우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현재도 소속사가 없는 박우준은 직접 발품을 팔며 프로필도 돌리고 오디션 정보를 찾으면서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그의 훈련 습관 중 하나는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를 꾸준히 찾아 보는 것이다. 지난해엔 43편 정도의 시나리오를 읽었다.

"캐릭터 분석도 재밌고, 제가 봤던 시나리오와 실제 개봉한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를 비교하며 그분들이 어떻게 캐릭터를 해석하고 풀어나가는지 봅니다. 다른 배우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꾸준히 잘하려고 노력중이예요. 많이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루빨리 어머니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아직은 단역으로 출연하는 것이 전부지만 박우준은 찰나의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그는 디즈니플러스 '너와 나의 경찰수업'에서 박경사 역을 맡아 강다니엘과 호흡을 맞췄고,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서는 관사병으로 등장해 연우진과 함께 연기했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에서는 이준기와 한판 붙는 조폭 두목 역을 맡았다.

박우준은 "비중은 작지만 주인공과 대립을 하고 합을 맞출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즐겁게 촬영에 임한 거 같다"고 했다. 각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그는 강다니엘과의 호흡에 대해 "아이돌 무대에서 봐왔던 모습과 많이 달랐다. 촬영 전에 대화를 해봤는데 순수하고 수줍음도 많더라"며 "첫 연기 도전이라고 들었는데 베테랑 배우처럼 여유와 집중력이 좋아서 촬영 내내 저도 편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박우준이 참여했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촬영 현장의 모습. 본인 제공

박우준이 참여했던 '어게인 마이 라이프'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촬영 현장의 모습. 본인 제공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촬영은 그에게도 조금 특별하게 기억되고 있다. "촬영이 계속 연기되면서 막연히 기다렸는데, 해가 바뀌고 촬영 일주일 전 연락이 온 거예요. 시대적 배경과 맡은 역할 때문에 체중 감량이 필요했는데 일주일동안 5kg을 감량했습니다. 예전엔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다이어트'라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르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영상 나온 걸 확인 후 잘했다는 생각이 들며 뿌듯했습니다."

연우진과는 대본 리딩 때 처음 만났다. 박우준은 "반성을 많이 했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연우진 배우가 그 많은 대사를 다 외우다시피 하고 감정 또한 단 한번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더라. 관객이 되어서 연극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부산 요트경기장 근처에서 지난 1월 말 촬영했다. 그는 "바닷가 바로 옆이라 엄청 추웠던 기억이 난다. 그날 현장에서 콘티와 대본이 일부 수정됐는데 감독님과 이준기 님 덕분에 재밌게 잘 한 거 같다"고 전했다.

"이준기 배우는 너무 완벽했어요. 배려와 여유와 집중력이 최고였죠. 콘티가 바뀌고 제가 맞는 장면이 추가됐는데 복부 보호대와 팔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동안 일일이 체크해 주시고, 컷 소리와 동시에 괜찮냐며 진심으로 걱정해 주시더라고요. 고난도 액션신에 체력 소모도 많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밝은 모습으로 화이팅하는 걸 보며 '역시 이래서 대배우구나' 생각했습니다."

평소 긍정적인 마인드가 돋보이는 박우준은 "현실의 삶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작품 속에선 실제로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과 감정들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오는 희열이 있다. 역할을 분석하며 그 배역에 집중하고 일치시킬 때 낯설지만 행복해하는 저를 보게 되는데 그게 연기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라며 웃었다.

그는 무조건 비중이 큰 역할을 꿈꾸기보다 작품에서 긴 여운을 남기는 신스틸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언젠가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 연기를 보여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다양한 역할로 틀을 깨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특히 영화 '조커'에서 호아킨 피닉스의 광기 어린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악랄한 사이코패스 같은 연기에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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