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민영 "나를 계절로 표현한다면 '다시 찾아온 봄'"(인터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민영 "나를 계절로 표현한다면 '다시 찾아온 봄'"(인터뷰)

입력
2022.04.08 09:10
0 0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민영이 자신을 '다시 찾아온 봄'이라 표현했다. 이 말처럼 박민영은 계절이 지난 후 다시 돌아오는 따스한 아우라를 꼭 닮은 연기자다. 슬럼프와 좌절, 또 진한 고민을 거치면서 반드시 성장해내고 마는 봄이다.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작품은 날씨처럼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직장 생활과 그보다 더 예측이 안 되는 사내연애로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기상청 사람들'은 '동백꽃 필 무렵'의 차영훈 감독과 '부부의 세계' '미스티' 등 화제작을 탄생시킨 강은경 크리에이터의 글Line 소속 선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국내 처음으로 기상청을 조명하는 드라마다. 극중 박민영은 총괄 예보관 진하경을 맡았다.

마지막 회 혼자 보다가 눈물, 완주했다는 성취감 커

사전 제작인 만큼 박민영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작품을 감상했다. 작품을 지켜본 감상을 묻자 박민영은 "'기상청 사람들'이라는 제목에 맞게 생동감 있는 캐릭터가 잘 전달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 회를 지켜본 당시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는 박민영은 "촬영장에서는 완주했다는 안도, 성취감, 또 아쉬움에 눈물이 났다. 지금은 보면서 그때의 감정이 올라온다. 마지막 회때 저 혼자 보다가 눈물을 흘렸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쉽지 않은 대사들과 딕션, 실제 인물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이 있었다. 박민영의 연구와 고심 끝에 진하경이라는 캐릭터이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됐고 '기상청 사람들'을 보는 또 다른 재미로 남았다. 원칙주의와 모든 인간관계로부터 깔끔하게 선을 긋는 성격이 전달되면서 점차 달라지는 성장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전 연인과 친구되는 설정, 간극 컸다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어땠을까. 박민영은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달랐다. 저도 진하경처럼 일이 최우선인 사람이다. 일에 열정적이고 완벽주의자 같은 성향이 저와 비슷하다. 가장 달랐던 건 사랑의 가치관이다. 진하경은 사랑에 한 번 아픔을 겪은 다음에 다시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전 연인과 친구가 되는 모습이 저와는 간극이 있다"고 짚었다.

박민영과 진하경, 두 사람이 비슷한 성격과 나이대인 만큼 공감하는 대목도 존재했다. 박민영은 일, 사랑을 두고 수없이 갈등하는 모습과 방황하는 과정에 이입했다. 또 여성 경력 단절에 대한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가장 와닿았던 이야기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민영은 "저는 사내 연애를 안 해봤다. 회사 안에서 연애를 하는 게 공감은 안 된다. 저라면 쉽게 도전하지 못 할 것 같다. 헤어지고 마주치는 광경을 참을 수 없다"라 소신을 피력해 웃음을 자아냈다.

함께 호흡한 송강을 두고 박민영은 "가능성이 있는 루키"라 표현했다. 이어 "때묻지 않은 맑음이 매력적이다. 저를 불편해할 수도 있었는데 제가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해줬다. 노력하는 모습에서 저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결말에 대한 작은 하소연도 있었다. 박민영은 급작스러운 해피엔딩과 메인 커플의 분량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작품의 제목처럼 '기상청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자신의 아쉬움은 잠시 내려놓았단다.

결혼 적령기? 나는 '일 적령기'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이 로맨스를 다룬 만큼 자연스럽게 연애와 사랑,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박민영은 "원하는 결혼관은 예나 지금이나 결혼 후에도 제 삶을 갖고 연기라는 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퇴근 후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은 로망도 있다"면서 "요즘 시대에 결혼 적령기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 일하기에 딱 좋은 적령기다. 작품이 이혼, 결혼, 출산을 다루지만 아직까지 제 얘기같진 않다"고 가치관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기상청 사람들'은 박민영에게 유독 고민을 많이 안겼던 작품이다. 완벽하게 인물을 표현해냈고 로맨스를 그려냈던 박민영이기에 의아함이 먼저 들었다. 이유를 자세히 묻자 박민영은 "작품 전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아팠다. '기상청 사람들'로 큰 숙제를 받은 기분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대본을 받고 나서 연기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아 홀로 많은 시간을 고민 속에서 보냈다. 매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내린 답은 '초심'이었다.

"제 대본을 보면 1, 2부에는 먹는 감을 그려놨어요. 실제로 (연기에 대한) 감이 너무 안 잡혔거든요. 매일 매일 그 생각에 잠을 못 이뤘어요. 그러다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완전히 신인 때처럼 돌아가서 연습으로 슬럼프를 이겨냈습니다. 직업병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짊어져야 하는 무게이기에 가볍게 들 수 없어요. 슬럼프를 이겨내니 지금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죠."

한 회 한 회 마치면서 박민영은 완주했다는 기분을 들었다. 자신의 노력 뿐만 아니라 함께 한 많은 이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민영은 "제가 흔들릴 때 많은 분들이 중심을 잡아주셨다. 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좋은 교훈을 주고 깨우침을 준 작품"이라 돌아봤다.

캐릭터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배우에겐 얼마나 큰 기쁨일까. 현장을 이끌어야 하는 주연의 책임감이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거듭 노력했다. 특히 박민영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항상 일이 최우선이라 고백했다. 30대라는 나이에도 꿈이 새롭게 생기는 중이라는 고백이 덧붙여졌다.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7일 박민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JTBC '기상청 사람들'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잘하는 분야 있다는 건 축복, 계속 발전할 것

지난 2006년 MBC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박민영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다수의 작품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힐러'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다양한 작품으로 '흥행퀸'의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로맨스코미디 장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똑부러지고 당찬 캐릭터를 주로 맡았고 자신의 강점을 살려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여기에는 박민영 스스로의 자부심도 있었다.

그는 "매번 변신하는 것도 좋지만 제가 잘 하는 분야가 확실히 있다는 건 축복이다. 이 안에서 발전하는 것을 보이는 것도 좋은 길 중 하나라 생각한다. 계속 부족함을 메우는 게 제 직업이다.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청자들이 성원해주신 만큼 전보다 나아진 연기,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고 신념을 드러냈다.

우다빈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