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베테랑' 곽승석, CH1차전서 15득점 72.2% 맹활약
챔프전 8번 치르고 궂은일 도맡으면서도 집중 조명 받지 못해
프로 팀의 화려한 우승 영광을 위해선 눈에 잘 띄진 않지만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가 꼭 필요하다. 12시즌을 치르는 동안 무려 8번이나 챔프전을 치르고 그 가운데 2번을 우승했지만 ‘만년 조연’이었던 곽승석(34)이 이번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곽승석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득점에서도 15점을 올리며 외국인 선수 링컨(31득점)에 이어 팀내 득점 2위였지만 공격성공률은 무려 72.2%에 효율은 66.7%를 찍으며 맹활약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2세트 22-20과 3세트 23-22에서 공격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의 ‘궂은일’도 성실하게 수행했다. 가장 많은 서브 폭탄(29회, 실책 2개)을 견뎌냈고, 디그도 팀내 최다인 13번이나 걷어 올렸다. 곽승석은 “오늘은 특히 (세터) 한선수 선배가 중요한 상황에서 백어택을 자주 줬다”며 웃었다.
곽승석은 올 시즌 고전했다. 정규리그 공격성공률은 45.9%로, 2010년 데뷔(전체 4순위) 이후 가장 저조했다. 매 시즌 성공률 50%를 안팎을 맴돌았던 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서브 득점도 올 시즌 세트당 0.09득점으로 통산 기록(세트당 0.142개)보다 부족했고, 시즌 리시브 효율(39.2%) 역시 통산 기록(52.7%)에 훨씬 못 미쳤다. 일각에서는 ‘에이징 커브’ 현상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베테랑은 그러나 가장 중요한 챔프전에서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곽승석은 2016~17시즌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 여파로 봄 배구가 취소된 2019~20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5번 연속 챔프전에 출전했다. 또 데뷔했던 2010~11시즌부터 2012~13시즌까지 3번의 챔프전(모두 준우승)에서도 활약했다. 대한항공이 남은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2017~18, 2020~21시즌에 이어 세 번째 챔프전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곽승석은 앞선 2번의 챔프전 우승과 5번의 준우승에 모두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지만,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한선수(2017~18) 정지석(2020~21) 등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V리그 12번째 시즌을 맞는 그가 받은 MVP 상은 2018~19시즌 6라운드 MVP가 유일하다. 이밖에 수비상 2회(2011~12, 2013~14)와 페어플레이 상(2013~14)이 전부다. 하지만 ‘곽승석 없는 대한항공’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팀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곽승석은 “당연히 생각은 해봤다. 하지만 내가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상도 욕심나지만 일단 팀이 우승해야 다른 것도 따라온다”면서 “7일 2차전에서 승리해 챔프전 우승을 빨리 확정하고 싶다”며 팀의 3번째 챔프전 우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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