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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 후 항혈전제 먹어도 문제없다

입력
2022.04.0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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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우(오른쪽)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박승정(가운데) 석좌교수가 대동맥판막 스텐트 삽입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박덕우(오른쪽)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박승정(가운데) 석좌교수가 대동맥판막 스텐트 삽입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대동맥판막이 딱딱하고 좁아지는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법으로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대동맥판막 스텐트시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ㆍTAVI 시술)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TAVI 시술을 받은 사람의 10~30%에서 인공판막 주변에 혈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혈전이 혈류를 따라 뇌로 가면 뇌색전증이나 뇌신경·인지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TAVI 시술 후 혈전 형성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와 같은 항(抗)혈전제를 복용한다.

이 가운데 항응고제 요법이 ‘이중 항혈소판 요법’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항응고제는 항혈소판제보다 혈전 예방 효과가 우수하지만, 출혈 위험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 고령이거나 부정맥을 동반하는 등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에게 주로 시행한다.

박덕우ㆍ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한국·홍콩·대만에서 TAVI 시술을 받은 229명을 대상으로 국제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항응고제(에독사반) 복용군(111명)과 이중항혈소판제(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복용군(118명)으로 나눠 6개월 추적 관찰했다. 환자 평균 나이는 80세이며, 여성이 58%였다.

6개월 후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해 분석한 결과, 항응고제군의 판막혈전증 발생률은 9.8%였다. 항혈소판제군(18.4%)보다 낮았다. 항응고제 요법이 이중 항혈소판 요법보다 판막혈전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또 연구팀은 TAVI 시술 1주일 후, 6개월 후 두 차례에 걸쳐 자기공명영상(MRI)과 신경학적 인지 기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응고제군과 항혈소판제군의 뇌색전증이나 뇌신경 및 인지 기능 장애 발생률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최고 학회인 미국심장학회의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임상연구(Late-Breaking Clinical Trial)’로 채택됐다.

박덕우 교수는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피인용지수=29.69)’ 최신호에 실렸다.

박덕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TAVI 시술과 판막혈전증·뇌색전증 발생 간에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기에 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CT 검사에서 확인되는 판막혈전증은 영상의학적 현상에 불과하므로 환자 상태와 안정성ㆍ유효성 등을 고려해 항혈전제 종류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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