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가 고유의 색채를 잃어가고 있다. 김태호 PD가 빠진 이후로 방향성을 잃고 표류 중이다. 강점으로 꼽히던 트렌디한 매력마저 놓치면서 게스트 의존도가 높아졌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연출진의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과거 방송가에는 "게스트들이 많이 나오면 아이템이 고갈된 것"이라는 농담이 존재했다. 이 말은 지금의 '놀면 뭐하니'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 최근 '놀면 뭐하니'는 게스트에 의존하며 매력을 상실했다. 지난 2020년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 제작 당시 자체 최고 기록 13.3%를 기록했던 영광이 무색할 정도다. 직전 방송분은 앞서 기록의 반 토막인 6.8%다.
지난 2일 다수의 게스트를 내세운 MBTI(성격 유형 검사 도구)편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터다. 앞서의 MTBI 편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말년 조나단 등 MZ세대를 매료시킬 게스트들이 나왔지만 소재에 있어서 뒤떨어졌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MBTI 유형별 갈등은 이미 지난해 큰 열풍을 일으켰고 현 시점에서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팀을 나눠 '깻잎 대란' 등을 언급하는 대목은 지나치게 식상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결국 평균 7~8%대를 오가던 시청률은 MBTI 편 방송 후 6.2%로 떨어졌다. 지난해 '놀면 뭐하니' 최저 수치가 전국 기준 6.0%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위기론이 신빙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놀면 뭐하니'가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은 단연코 김태호 PD의 하차 이후다. 김태호 PD는 유재석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유산슬, 유고스타 등 독창적인 아이템을 발굴했다. 또 프로젝트 그룹 싹스리와 환불원정대로 음원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무한도전' 이후의 유재석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담았다.
김태호 PD가 빠진 '놀면 뭐하니'는 정처없이 방황 중이다. '우리 결혼했어요' '아빠 어디가'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의 박창훈 PD가 합류했고 유재석 1인 체제에서 이미주 하하 정준하 신봉선까지 더해지면서 5인 체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5인 체제에서 비롯되는 신선함은 적은 편이다. 이미주와 하하 정준하 신봉선 캐릭터는 이미 예능적으로 대중에게 익숙하다. 결국 익숙함에서 나오는 케미스트리는 '놀면 뭐하니'를 더욱 식상하게 만들었다.
앞서 박 PD는 합류를 알리면서 "새 단장한 '놀면 뭐하니?'에는 '시의성'에 바탕을 둔 아이템을 중심으로 멤버들의 리얼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소소한 아이템들 및 MSG워너비처럼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하는 장기프로젝트들도 고려 중에 있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의 '놀면 뭐하니'는 전혀 트렌디하지 않다. 과거의 명성을 잇기 위한 노력이 무색하게 진부함만 남았다. 앞서 MSG워너비에 대적할 WSG워너비 제작을 알렸지만 프로젝트 그룹 제작만 벌써 4번째다. 유재석이라는 국내 최고의 스타를 보유한 '놀면 뭐하니'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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