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17개국 6743개 도시 공기질 측정
국가 소득 수준 따라 오염도 달라져
"공기 오염으로 700만명 숨지는 것 용납 안 돼"
전 세계 인구의 99%가 건강 기준에 미달하는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공기가 오염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WHO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WHO 대기질 데이터베이스 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선 세계 117개국 6,743개 도시에서 공기질이 측정됐다.
측정 결과, 인류의 99%가 마시는 공기는 WHO의 오염 제한 기준을 초과하고 있으며, 폐와 혈관에 침투해 질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입자가 포함된 경우도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지중해 동부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가 특히 대기질이 나빴다. 마리아 네이라 WHO 환경·기후변화·건강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살아남았는데도, 공기 오염 때문에 700만 명이 추가로 숨지고 수많은 사람들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오염된 환경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산화질소도 최초로 측정 항목에 포함됐다. 기존 초미세먼지(PM 2.5)와 미세먼지(PM 10)에서 대상을 늘린 것이다. 이는 자동차 등 화석 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이산화질소가 호흡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경우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지목된 데 따른 것이다. 이산화질소 농도는 지중해 동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질은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일수록 나빴다. WHO의 초미세먼지·미세먼지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을 준수한 고소득 국가 도시의 비율은 17%인 반면, 중·저소득 국가에선 단 1%만 권고 수준을 지켰다.
WHO는 공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에서도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화석연료 감축을 호소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이내로 유지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에 비해 43% 줄여야 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대기 오염과 기후 변화가 유발하는 건강 위협, 높은 화석 연료 가격, 에너지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화석 연료를 훨씬 덜 사용하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중요성을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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