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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변호사 이소은 "내 생애 마지막 직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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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변호사 이소은 "내 생애 마지막 직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입력
2022.04.07 04:30
수정
2022.05.25 1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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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에세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출간
뉴욕 로펌·ICC 국제중재법원 경험과 성장기 담아
"나 자신이 스스로의 조력자 돼야 한다는 깨달음"

가수 겸 변호사 이소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신간 에세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고영권 기자

가수 겸 변호사 이소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신간 에세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고영권 기자

'내 인생의 전성기가 20대 초반으로 끝나면 안 되잖아. 한국에서 이룬 음악 경력을 내려놓은 게 억울한 생각이 들지 않으려면 꼭 성공해야 해.'

1998년 데뷔해 '서방님'· '오래오래', 김동률과의 듀엣곡 '기적' 등으로 사랑받은 가수 이소은(40)은 20대 후반에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에 진학하며 삶의 터전을 옮기는 선택을 했다. 이후 2012년에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뉴욕 로펌의 변호사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뉴욕지부 부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스스로를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예술가가 아닌 변호사로,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미국 사회의 소수자로 사는 삶은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정의를 매일 새로 쓰는 용기가 필요한 나날"이었다.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우울증까지 겪었다. 2020년 4월 딸을 출산했지만 아무나 보모로 집에 들일 수 없는 팬데믹 초기였고, 업무적으로도 잘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보낸 10년은 깨달음의 시간이었다. "괜찮아, 나 잘하고 있어. 나에게 좀 더 너그러운 주인이 되자."

이소은이 최근 새 책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그는 로스쿨 진학과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2012)에 이은 두 번째 에세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수오서재 발행)를 펴냈다. 불안과 성취감, 두려움과 설렘이 혼재된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충실하게 사는 방법을 찾고자 한 내면의 성장기다.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의 저자 이소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의 저자 이소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를 찾은 이소은은 "글을 쓰면서 잠시 가려져 있던 내 용기와 의지를 다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책을 쓰는 게 내게는 심리 상담 치료 같은 느낌이었다"고 집필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안에서 나를 대하는 마음의 변화를 책에 많이 드러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 '16세에 가수 데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미국 로스쿨 4곳 동시 합격' 등 주로 탁월한 재능과 학업 성과로 조명되곤 했다. 책에는 이 같은 다양한 성취 경험이 그냥 얻어진 게 아님을 보여주는 그의 부단한 고민과 노력이 잘 묘사돼 있다. 실수담도 많다. 그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그쳐 왔던 나 자신과 화해할 수 있었다"며 "인생에서 시행착오를 겪어도 괜찮다는 말을 독자에게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시인 마야 안젤루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모든 곳에 속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알 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고 했어요. 이 말을 삶에 적용하려 애쓰고 있고, 그 노력으로 더 많은 길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소은은 현재 뉴욕에서 '뮤직 바이 더 글래스'라는 문화예술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면서 미디어 콘텐츠와 관련한 다음 사업 아이디어를 가다듬고 있다. 게스트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팟캐스트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전 경력인 가수와 변호사를 그만둔 것은 아니다. 그는 "취업이든 사업이든 생애 마지막 경력이라고 생각하고 뛰어든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전 경력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씩 더해 가면서 유연하고 충실하게 나만의 고유한 삶의 이야기를 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독자를 염두에 두기보다 자신의 내적 변화를 이끌어낸 일상과 마음의 기록을 남기고자 쓴 책이지만 독자에게도 응원의 목소리로 다가가기를 바란다.

"조직에서, 인생에서 각자가 스스로의 강력한 조력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기를 바라는 분들에게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 이소은 지음
  • 수오서재 발행
  • 290쪽
  •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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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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